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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Design

아이덴티티가 움직이고 있다!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말그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담는 상징입니다. 고유한 정체성,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 회사나 브랜드에서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죠. 흔히 알고 있는 로고디자인, 심볼디자인 등을 포함한 하나의 통합 시스템을 뜻하는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대부분 엄격한 가이드에 따라 적용됩니다. 정해진 형태와 색상만을 사용해 브랜드의 이미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정되어 있던 아이덴티티 디자인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아무래도 새로운 미디어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미디어의 다양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아이덴티티 디자인 또한 유연하게 확장될 수 밖에 없던 것이죠. 최근의 이러한 형태를 플랙서블 아이덴티티(Flexible Identity)라고 하는데요.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듯 플렉서블 아이덴티티는 유동적인 만큼 고정된 아이덴티티 디자인보다 더욱 정교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움직여야 합니다. 이렇게 일관성을 유지하며 그 안에서 유연하게 확장되는 플랙서블 아이덴티티가 잘 적용된 대표적 사례를 몇 가지 유형별로 소개합니다.  



1. 상황에 따라 변하는 그래픽


[USA Today]

최근 리브랜딩된 미국 유명 신문사 USA TODAY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입니다. 원형 심볼에 라이프, 머니, 스포츠 등 각 섹션별로 컬러를 다르게 적용하였고, 그날의 관심 이슈를 그래픽으로 매일매일 다르게 담아 신문사의 특성을 잘 반영한  아이덴티티 시스템입니다.  싸이의 얼굴이 그려진 날도 있었네요 :)







출처: Wolff Olins

출처: USA TODAY LIFE facebook




[2012 런던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의 공식 로고는 발표 후 영국인들에게 수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림픽이 시작되고 막상 경기장 이곳 저곳에서 다이나믹하게 적용되는 모습을 보면서 서서히 인정 받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2012라는 숫자 안에 올림픽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다양성을 담을 수 있었던 좋은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출처: designboom

 


[멜버른]

도시브랜딩의 성공적 사례를 꼽자면 호주의 멜버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각각의 부서나 행사에 따라 일관성 없이 사용되어 왔던 아이덴티티들을 통합하여 혁신적이고 현대적인 멜버른의 도시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출처: Landor Associates

 


 

2. 기본 구성단위인 모듈의 조합

 

[MIT 미디어랩]

다양한 연구원들이 모여 일하는 MIT 미디어랩은 아이덴티티 디자인 또한 창의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의 로고 역시 모듈을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졌었지만 최근 리뉴얼된 디자인은 기능성과 유연성에 더욱 포커스를 맞추어 진행되었다고 하네요. 7x7 그리드 속 49개의 픽셀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형태들 속에서도 일관성을 가지고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한 사례입니다.







출처: Pentagram

 

 


[카사 다 무지카]

포루투갈에 있는 콘서트홀  카사 다 무지카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독특한 건물외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여러각도에서 본 건물외관을 다면체 도형으로 시각화하고, 프로그래밍을 통한 자동 생성기(generator)를 개발하여 공연마다 그에 맞게 색상이 달라지는 시스템이 특징입니다.  




출처: sagmeisterwalsh


 


 

3. 텍스트가 변화하며 명확한 의미전달


[알츠하이머 오스트레일리아]

알츠하이머의 예방과 교육, 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설럽된 호주의 자선단체인  알츠하이머 오스트레일리아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것이 특징입니다. 단체명은 고정된 상태로 그 앞에 단어들이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데요, 텍스트의 특성상 좀 더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출처: Brand new

 

 

[HELP REMEDIES]

어떤 회사의 패키지인지 짐작하셨나요? 바로 HELP REMEDIES라는 제약회사의 패키지인데요, 이 회사는 텍스트의 장점을 제대로 살려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확립했습니다. 제약회사를 상징하는 ‘help’라는 단어를 일관되게 유지한 채 각 병의 증상을 나타내는 직관적인 문장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한 사례입니다.       

출처: Help remedies

 

 

 

4. 참여로 완성되는 아이덴티티


[OCAD]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미술/디자인 분야의 최고학교 중 하나인 OCAD 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가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아이덴티티 디자인인데요. 카사 다 무지카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교 건물 외관의 패턴에서 영감을 얻어 검정색의 네모난 공간 안에 학생들의 작품을 적용하여 일관되면서도 다채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냈습니다.


출처: Bruce Mau Design

 

 

[푸르덴셜생명]

회사나 브랜드명이 아닌 슬로건에서도 아이덴티티를 부여할 수 있는데요, 푸르덴셜 생명의 슬로건은 의도적으로 일관된 빈칸을 마련해두어 고객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이와 같이 유연하고 열린 방식은 다양한 매체에 활용이 용이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behance

 


플렉서블 아이덴티티를 거의 처음으로 선보여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던 미국의 미디어 그룹인 AOL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한 칼 하이젤먼(
Karl Heiselman)은 이제는 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아이덴티티의 움직이는 모습을 먼저 고민하고, 그 다음에 정지된 상태를 디자인하는 시대라고 이야기합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미디어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개념이 등장할지 매우 궁금해지네요.


출처: 월간디자인

by 산비둘기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