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애플 창업 초기에 선거 캠페인 전문가를 영입했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1980년대 초반 스티브 잡스는 거대제국 IBM을 따라잡기 위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시도했는데, 이른바 '선거 캠페인'이었다고 합니다.


명확한 전략적 관점과 목표, 양자구도에서 49퍼센트의 지지를 받아도 패자가 될 수 있는 게임의 룰, 때로는 무명이 한순간에 선두주자로 올라서는 다이내믹, 모든 걸 갖춘 선두주자라도 한두 번의 실수로 후보직을 사퇴하게 되는 냉정한 여론, 끊임없이 상대의 약점과 나의 강점을 자신있게 드러내는 비교홍보전 등을 기업에 전격적으로 도입한 것이죠. 잡스는 선거 전략가들과 함께 애플을 새롭고 도전적이고 야심찬 변화의 도전자로 포지셔닝 해나갔습니다.


위 내용은 Acase 유민영 대표님이 '포괄적 전통을 넘는 시도' 중 하나로 소개해주신 내용입니다.


지난 9월, 유민영 대표님은 “Just Try, 포괄적 전통을 넘어 시도하라”라는 주제로 slotalk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유민영 대표님은 대통령 보도지원비서관, 대선후보 캠프 대변인을 거쳐, 지금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그룹인 Acase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Slotalk은 슬로워크에서 진행하는 사내 강의입니다. 외부 강사를 초대하기도 하고 내부 구성원이 직접 나서기도 합니다. 실무와 관련된 내용부터 영감을 주는 내용, 프로젝트 진행 사례를 공유하는 내용까지 다양한 주제로 진행합니다. 2015년 한 해동안 지금까지 모두 14번의 slotalk이 있었습니다.


한 가지 질문과 함께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당신을 만난다는 것이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합니다. 단편적으로 존재할 때는 어떤 더 큰 의미를 가지게 될지 알기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것들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될 때, 어떤 더 큰 의미를 알게됩니다. 한 개인의 삶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맥락도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서로 무한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랄프 왈도 에머슨)


이번 강의는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우리를 둘러싼 사회, 산업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포괄적 전통을 넘어 시도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유민영 대표님이 공유해주신 13가지 사례 중 몇 가지를, 슬로워커의 관점에서 이해한 내용으로 소개합니다.



1. 맥락으로 연결하고 팬덤으로 승화하라

“나를 맥락으로 연결하라” _ 연합뉴스 미디어랩 한운희 연구원


제품과 서비스가 아닌 경험을 사고 파는 시대입니다. CNBC 소셜미디어 팀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72%가 물질적인 구매보다 경험적인 것에 더 많은 지출을 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고객의 경험과 취향을 제품과 서비스에 연결해야 합니다. 미디어가 고객과 청중에게 요구하던 follow me, trust me의 시대는 갔습니다. 고객과 청중이 미디어에게 요구합니다. 고객과 청중이 주어가 된, show me의 시대입니다. 더불어 팬덤이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고객과 청중이 자신의 삶의 태도에 걸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팬덤으로 발전을 시킵니다. 소비자가 자신의 경험에 제품과 서비스를 배치하는 것, 그것이 팬덤 전략의 시작입니다.



2. 빠른 실패(Fail Fast) 시스템을 실천하라

“끔찍할 정도로 끝날 기미가 안 보이고 결국 제품으로 완성되지도 않는 프로젝트를 여러 번 경험했다.” _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구글은 2년 내에 프로젝트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프로젝트를 폐기합니다. 미디어 기업 스토리풀(Storyful)은 2주를 단위로 프로토타입 형태로 전력질주 합니다. 속도는 전략입니다. 빠른 실패가 빠른 성공을 부릅니다. 현상유지정책과 속도에 대한 보수적 시스템을 부숴야 합니다.


스토리풀(Storyful) 프로덕트팀의 원칙과 문화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 비용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인 성공 시스템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수익 모델이 빈약하던 웹툰 시장에서 성공적인 유료화로 높은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레진코믹스는, 초기에 이익과 비용을 전 직원에게 공유하고 빠르게 의사결정했다고 합니다.


오늘 한 일이 내일의 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세상은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 캠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

“스타트업과 (선거) 캠페인에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안들이 많고 매일 매일 전혀 새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을 고용해야 하고 조직의 규모를 키워야 하지요.” _ 데이비드 플러프(David Plouffe), 오바마 대통령 2008년 대선 캠페인 매니저


오바마 대통령  2012년 대선 캠프 사무실 모습 (출처: Financial Times)


위기가 일상화 되고 있습니다. 보통 회사는 경직된 조직 구조라서 일상화 된 위기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는 복귀한지 하루만에 기업의 가치와 비전을 장악했다고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설명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 철학과 가치, 비전 이전 단계까지 모두 순식간에 결정하고 실행했습니다. 그는 캠프처럼 생각하고 행동했습니다.

참고로 오바마 대통령 2008년 대선 캠페인 매니저였던 데이비드 플러프는 2014년부터 약 1년동안 우버(Uber)의 정책,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일했습니다. (관련 기사: "실리콘 밸리 기업이 ‘정치’ 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4. 데이터 회사, 디자인 회사, 기술 회사가 되어 선행 협력하라

“75명의 개발자가 편집국 안으로 들어왔다.” _ 워싱턴포스트 소셜뉴스 팀장


출처: 허핑턴포스트


오너가 결정해서 내려오면 제대로 된 이야기가 나올 수 없습니다. 단선으로 연결된 stakeholder가 아닌 복합적으로 연결된 shapeholder를 고려해야 합니다. 의사결정 구도를 바꿔야 합니다.

미디어 업계도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만난 미디어 혁신가들은 매일 콘베이어 벨트에서 정형화된 제품을 만드는, 기사의 commodity化를 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콘텐츠의 단순 가공, 심층 취재로 기사를 상품화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개발자와 데이터 연구자와 디자이너가 편집 단계 이전부터 협력하고, 하나의 기사 아이템을 만들 때, 그것이 어떤 형태로 확장될지(기사, 영상, 책, 강의, 시각화 된 데이터, 잡지, 보고서, 컨설팅, 게임)가 결정되어야 합니다.



강의가 끝나고 Q&A 시간을 가졌습니다. Q&A 시간에는 유민영 대표님의 경험에 대한 질문부터 슬로워크 구성원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 고민해볼 수 있는 이야기가 오고갔습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Q. 위기가 일상화 된다고 말씀하셨다. 특히 선거 캠프 같은 곳에서는 상황이 계속 바꾸고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다. 선거 캠프에서 일한 경험이 있으신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하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몸이 기억해야 한다. 미리 사건의 평균을 내지 않는다. 그 상황을 몸으로 기억해서 준비해야 한다. 회사의 위기 전략 차원에서도 기술적 차이는 없다. 누가 먼저 접점을 공격적으로 찾아 이끌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에어아시아 인도네시아 추락 사고가 발생했을 때 에어아시아 CEO가 바로 트윗을 했다.



Q. 어느 조직에나 갈등은 있다. 갈등 때문에 발전하기도 한다. 갈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정의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갈등의 원인은 불가피하고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 불가피하고 해결할 수 없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불가피하고 해결할 수 없다면, 갈등을 거치면서 얻은 것을 합의 과정을 거쳐 원칙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 갈등을 겪으면 그 원칙을 다시 조정하여 합의한다. 그리고 그 원칙을 문서화 한다. 문서화 해야 그에 대해 논의하고 수정할 수 있다. IKEA의 간단명료한 원칙들, 무인양품의 매뉴얼들이 그런 과정에서 나온 것들이다.



Q. 과거에는 성실함이 성공 요소였다면, 지금은 발화 지점을 찾고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것 같다. 그것을 계획을 세우고 미리 파악할 수 있는가? 아니면 그냥 우연히 발견하길 기대해야 하는가?


최종 지점에서 우연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우연을 기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의 라인은 성실함과 꾸준함에서 나온 것이다. 계획했던 많은 것들이 실패했지만 마지막 성공의 순간에는 우연이 작용했다. 계획된 삶의 기승전결이 쭉 이어지면서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 과정 안에서, 어느 지점에서 우연히 무엇인가 발화하는 지점이 있다. 일반적인 평균첨을 찾거나 예측할 수 없다. 경험은 데이터로 분석하는 것이 전부이다.



Q. 포괄성과 해체가 서로 상충되는 것 같은데, 어떤 의미로 포괄성과 해체를 함께 말씀하신 것인지 궁금하다.


전통은 생각보다 위력적이다. 여기서 말한 포괄성이란 전통의 포괄성이다. 그래서 해체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기반이 전통적인 것에 있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 시대에 답을 찾으려고 해도 답을 찾을 수 없다.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듯 슬로워크도 언제나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 항상 깨어있기 위해 노력하지만,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길게 보기 어려워지고 한 가지 관점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눈 앞의 문제에서 한 발짝 물러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by 낙타 발자국


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