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올여름부터 시작한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 과정을 단계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냐?”에서 슬로워크를 둘러싼 외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슬로워크 진단 결과는 ‘보통 회사’”에서 슬로워크  내부 진단 과정과 결과를 소개했는데요. 오늘은 슬로워크가 벤치마킹한 회사들에서 느낀 잘 나가는 회사들의 공통점과 그들을 직접 인터뷰한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려 합니다.


①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② Until Now: 슬로워크 10년, 용하게 살아남았습니다. 

③ Right Now 1: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냐?

④ Right Now 2: 슬로워크 진단 결과는 '보통 회사'

⑤ Right Now 3: 그 회사가 알고 싶다. 

⑥ Right Now 4: 지금이 던킨도넛 먹을 때인가요?

⑦ From Now on 1: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 이렇습니다.

⑧ From Now on 2: 슬로워크 아이덴티티를 공개합니다. 


여러분의 가슴 속, 꿈의 회사는 어떤 회사입니까? 기업문화가 돋보이는 회사, 연봉이 높은 회사, 놀이터 같은 회사, 칼퇴근이 보장된 회사 등 사람마다 가슴에 품은 이상적인 회사의 모습은 제각각일 겁니다. 어찌 되었든 내 회사가 될 일이 없더라도 어떻게 그 회사들은 많은 사람들의 “꿈의 회사” 리스트에 오르게 된 걸까요? 




슬로워크의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에서 벤치마킹을 통해 다른 회사들은 어떤 방향으로 조직을 수립하고, 이끌어왔는지 그들의 과정과 결과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슬로워크 구성원들에게 어떤 면에서든 조사해 보고 싶은 벤치마킹 대상 조직을 추천받았습니다. 





추천받은 조직 중 슬로워크가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 때 참고할 만한 회사라고 생각하는 회사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회사별 비전, 매출액, 설립연혁 은 물론, 각 회사들이 보유한 기술과 서비스, 조직 특성, 관련 뉴스, 벤치마킹 포인트, 시사점 등을 기반으로 디테일한 조사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조사한 회사는 북미 14개, 한국 11개, 일본·유럽 6개로 총 31개입니다. 다양한 나라를 조사한 만큼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들도 적잖게 있어 우리가 실행할 수 있는 요소들을 한 번 더 걸러 살펴봤습니다.



Insight 1 

대부분 고유의 툴을 보유하며, 자체적으로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벤치마킹 리스트에 오른 회사들은 Wollf Olins처럼 전통적인 디자인 회사도 있지만, 제니퍼소프트처럼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CCC처럼 공공공간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회사가 리스트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들 대부분 다른 회사들과 견주어볼 때 그들만의 무기가 있었습니다. 그중 디자인 회사들은 구성원이 직접 기획한 내부 프로젝트를 사업화하거나, 이를 클라이언트 잡과 구분해 회사 포트폴리오를 견고히 하거나 자체 서비스를 만드는 등 내부 프로젝트를 외부 홍보 요소로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사점

현재 슬로워크는 stibee, 블로그, vote for green, sloday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구성원보다 회사가 주도적으로 기획, 확장해가는 프로젝트로, 구성원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Insight 2 
A에서 Z까지 해드립니다.

벤치마킹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맨 처음 “애매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업종을 구분할 때였습니다. 웹디자인, 편집디자인처럼 한 가지 서비스로 명확히 구분된 회사보다 디자인에 컨설팅 영역을 포함해 “Total Design Service”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는 회사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질 좋은 생활용품을 판매하던 무인양품이 어느새 그 생활용품이 놓일 공간인 집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서비스에서 시작한 이들이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었던 기반은 무엇이었을까요? 하루아침에 서비스를 확장하기 보다 점진적인 인프라 구축과 분야별 전문가 영입을 통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시사점
지난 10년간 슬로워크는 인쇄와 웹 디자인을 기반으로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브랜딩과 캠페인 기획, 커뮤니케이션도 다루고 있고 앞으로는 종이와 웹을 넘어서는 서비스 디자인으로 디자인 반경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만한 전문적인 인프라를 갖춰야 하며, 그것이 어렵다면 기존의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보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Insight 3 

꿈의 직장도 단점이 있다. (Glassdoor, 잡플래닛 리뷰 참고)


이번에 작성한 벤치마킹 리스트는 리스트를 작성한 구성원들 개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잘 실현하고 있는 회사 위주로 리스트를 완성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미국 기업의 단면을 보여주는 Netflix의 경우 평가가 상시 이루어지며 탁월함을 보이는 직원에게는 큰 보상이 있지만,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즉시 해고합니다. 즉 자신의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이지만, 그 탁월함을 증명하지 못하는 순간 천국에서 지옥으로 바뀔 수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ustwo에서는 업무 환경, 프로젝트 운영 등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스스로 동기부여를 통해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지 않으면 개인적 성장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특별히 관리자(management)가 없으므로 자신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며 업무 환경에 대한 안정감이 부족합니다.


pxd 개인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어 있으며 내부 교육 프로그램이 탁월합니다. 구성원의 일과 삶의 균형 부분에서는 다른 부분에 비해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리프레시 휴가 기간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시사점

모든 부분을 만족시킬 수 있는 회사는 아마 없을 겁니다. 누군가는 개인의 성장을 원하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자신의 개인 여가 시간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업무상 자율을 얻는 대신 스스로 모든 일을 조율하며 자신이 하는 업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고 업무를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높은 금전적 보상을 바라는 이는 그만큼 혹독한 평가와 자기 성장을 증명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업무를 해야 할 겁니다. 이처럼 장점의 뒷면에는 그것을 얻기 위한 희생이 뒤따른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단점을 최소화하는 복지/운영방침/업무환경을 만들려면 어떤 노력과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어떤 부분을 선택하고 어떤 부분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슬로워크의 슬로워크 다운 모습일까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웹을 기반으로 조사한 자료들을 수집, 분석한 내용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기업 리서치를 하다 보니 실제 직원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모아온 31개 리스트를 기반으로 ITF에서 각 기업 중 대안적이거나 본받을 만한 제도를 가진 기업은 직접 인터뷰를 했습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기업은 도도포인트를 만든 스포카 spoqa입니다.


실제로 만나본 스포카는 시작한 지 3년 된 스타트업 답게 기록하고,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 활발히 변화하는 조직이었습니다. 이슈에 대해 항상 아카이빙하여 추후 관련 프로젝트에 이용하거나, 리뷰를 통해 성장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를 계속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회사와 잘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채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채용 후에는 조직에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제품을 다 사용해보고 부족한 점을 리스팅하고, 해결하는 과정의 bootcamp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그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스포카의 기업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 서로 확인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프로젝트 과정상 문제가 있을 시 즉각적으로 TF팀을 구성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때문에 스스로 “TF천국”이라 말한다고 합니다. 자유로운 문제 제기와 이를 수용하고 문제점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돋보인 스포카. 무엇보다 서로 스스럼없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조직문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수영장이 있는 회사, 신의 직장, 한국의 구글 등 제니퍼소프트를 부른는 이름은 다양합니다. 이런 별칭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스스로를 신의 직장이라 내세운 적은 없지만,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는 그들의 기업문화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제니퍼소프트를 방문했습니다. 


제니퍼소프트는 구성원에게 빽빽한 규정을 늘어놓는 대신 명확한 지향점을 제시하고 이를 따라올 수 있도록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회사입니다. 철학과 관점은 넷플릭스와 유사하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개인의 자율을 중시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업의 모습은 구성원이 스스로 성장하면서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조직 문화와 내적 동기의 토대를 회사가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회사에서는 명확한 지향점을 모든 구성원이 공감하고 따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설득하고 체득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만큼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적당한 갈등과 논쟁은 바람직하며, 다만 선을 지키는 회사 차원의 방침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조직문화 뿐만 아니라 수익에서도 구성원을 위해 좋은 고객을 선별하는 결단도 중요한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높은 역량과 평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제니퍼소프트의 수영장은 외부의 이용이 많아져 관리가 어려워 잠시 휴장 중이라 합니다.



Forum One은 미국의 비영리조직 대상 디지털 에이전시입니다. 대부분의 업무가 비영리조직과 정부 기관인 Forum One은 비영리 이슈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 감각과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 3가지가 조화롭게 구성된 기업입니다. 고객집단이 슬로워크와 비슷하여 그 성장 배경이 더욱 궁금했는데요. 마침 Forum One의 UX 디렉터를 맡고 계시는 박남호 님이 한국에 오셔서 슬로워크와 인터뷰를 해주셨습니다.  


Forum One은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수직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전략, 디자인, UX, 개발, 유지보수를 한 회사에서 같은 인원들이 할 수 있는 Full Service가 특징인 디지털 에이전시입니다. 이들의 시작은 작은 니치 에이전시였습니다. 처음에는 기술을, 그다음에는 UX를 강화하며 회사가 성장하였고, 최근에는 크레이티브를 강조한 Full Service 에이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는 처음으로 디자인 디렉터를 임원으로 승진시키며 새로운 변곡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시장 변화에 맞춰 발전해온 회사인데요. 회사는 물론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직원들에게 성장 기회를 주려면, 회사가 지속적으로 연간 15~20% 성장해야 하며 3~4년마다 큰 변화가 일어나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큰 영향력 있는 클라이언트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이 필요한 영역을 서포트 하는 것을 이상적인 사업 모델로 생각합니다. 


작은 클라이언트와 진행하는 작은 프로젝트 중 재미있는 것들이 많지만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캐시카우를 고정적으로 유지해 고정수입을 만듭니다. 재미없는 일이지만 유지/보수 등의 고정수입이 있다면, 다른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캐시카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pxd는 사용자 관찰을 통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컨설팅해 드리는 전문가 그룹입니다. 외부에는 pxd의 블로그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슬로워크에서 pxd를 방문했을 때에도 pxd의 블로그와 사내 교육에 대해 많은 질문과 답을 얻어왔습니다.


pxd는 전문가 집단이라는 외부의 기대가 커 그만큼 프로젝트 마다 더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대표님의 예전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가 “빠르게 전문가가 되는데 있어서의 전문가”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pxd 구성원들은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고 제안한다고 합니다. 먼저 연구나 스터디는 회사보다 구성원이 먼저 제안해 개인이 시간을 내어 진행하거나 사내교육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때 개인이 필요하다면 책, 자료 구매, 세미나 참여 등 업무와 연관성이 많다면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고 합니다. 이렇게 개인들의 교육 활동이나 스터디는 직접 참여한 개인이 pxd 블로그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전문적 글이 많아 외부에서는 pxd가 전문가들이 많은 회사라고 평가하는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pxd는 한 사람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프로젝스 시작부터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해 그래픽 디자이너의 역할을 점점 더 넓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클라이언트의 이해가 부족해 어려움도 있었지만 산출물의 퀄리티가 높일 수 있고 디자이너와 기획자간 협업도 경험이 쌓이며 좋아지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벤치마킹을 통해 다양한 모습의 회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회사들을 알아본 이유는 앞으로 10년 후가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얼어붙고, 시장은 축소되며 다양한 방면에서 경쟁자들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은 사뭇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우리 모두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총 31개의 기업을 조사했습니다. 어떤 기업은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기업은 뉴스나 실제 근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좋은 회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좋은 회사, 너무나 많았습니다. 앞으로 10년, 그들과 나란히 가기 위해 그들에게 배울 점과 슬로워크가 지양할 모습, 슬로워크가 지향할 모습에 대한 많은 논의가 오갔습니다. 이번 아이덴티티와 그 후에 만들어질 TF들이 만들어갈 슬로워크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마지막으로 아이덴티티 공개까지는,








by. 사슴발자국


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