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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Design

A Logo Is Not a Brand : 로고 없는 브랜딩

Labels are for cans not people


위로부터 버버리, 맥도날드, Ikea



오늘 포스팅에서는 브랜드와 로고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위의 이미지들을 보고 어떤 브랜드인지 모두 맞추었다면 이미 어느 정도 이해를 하셨으리라 보는데요, 사실 위 이미지의 어느 곳에도 브랜드의 로고나 이름이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버버리의 체크무늬와 맥도날드의 붉은 배경의 햄버거 사진, Ikea의 깔끔한 Verdana 서체와 스칸디나비아의 가구 디자인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2015년 여름, 코카콜라는 중동에서 판매되는 콜라 캔에서 로고를 지웁니다. “로고는 캔을 위한 것이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문장과 함께, 대신 사람의 이름이나 문구로 대체하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최근의 맥북 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2013년까지는 스크린의 아래에 브랜드 마크가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브랜드 마크가 없어지고 뒷면의 애플 심벌만 남았습니다.



MacBook Pro


브랜딩에서 로고의 중요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걸까요?

구글 Ngram에서 ‘로고’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1970년대부터 단어의 수가 급격히 많아지다가 2003년에 그 정점을 찍고 역사상 처음으로 하향으로 접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리가 ‘브랜딩’을 생각할 때 무의식적으로 먼저 떠올리는 것은 로고입니다. 대부분 그래픽 디자이너들도 이 ‘로고’에서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름이나 아이콘으로 새로운 느낌을 부여하고, 이메일 서명이나 웹사이트를 만들면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브랜드는 색, 패턴, 서체, 형태, 텍스처, 서비스, 분위기 등등 많은 요소들로 구성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는 브랜드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이 브랜드이다.” 이 포스팅에서는 몇 가지만 짧게 소개해 보겠습니다.

브랜드는 전략이다. 소비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는 제품과 그 제품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합친 것이다. Ikea의 의자는 2년이 지나면 대부분 부서진다. 하지만 그 자체가 바로 그 회사의 브랜드이다. 만약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가는지에 대한 확실한 전략이 없다면 아무리 멋진 이름을 가지고 있어도 그저 그런 브랜드일 뿐이다.


브랜드는 행동을 취하게 한다. 브랜드의 행동 요구가 전략에 맞추어 일관성이 있는가? 충분히 대담하고, 영감을 주는가?


브랜드는 고객 서비스이다. 고객이 조직에 할 말이 있을 때 자동 응답기로 넘어간다면, 누구에게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다면, 그 브랜드는 고객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와 같다. 가게의 점원이 손톱을 다듬으며 휴대폰으로 수다를 떨고 있다면, 아무리 좋은 제복을 입고 있어도 그 브랜드의 가치는 떨어진다.


브랜드는 그 브랜드가 말하는 하는 방식이다. 브랜드의 웹사이트가 오래된 문구들로 가득 차 있다면,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의미이다. 브랜드의 소셜 서비스가 전문용어, 줄임말, 난해한 용어들로 채워진다면, 그것이 그 브랜드가 된다. 브랜드의 애뉴얼 리포트가 사람들을 졸게 만든다면, 그것 또한 브랜드를 이루는 요소가 될 것이다.


브랜드는 시설이다. 직원들이 깨끗하고 밝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가? 브랜드에 걸맞은 비주얼을 갖추고 있는가?


브랜드는 비주얼이며, 로고이다. 위대한 브랜드는 좋은 로고와 좋은 그래픽 디자인을 지닌다. 이것은 훌륭한 두 브랜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차별화를 시켜준다. 하지만 이것들만으로 브랜드를 위대하게 만들 수는 없다.

No Noise at Selfridges


실제로 우리는 너무 많은 브랜드들이 너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코카콜라와 마찬가지로 영국 셀프릿지 백화점에서 2013년 로고를 지운 제품들을 판매하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로고가 사라진 제품이지만, 그 브랜드를 예상할 수 있고 충분한 구매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가 제품을 살 때 고려하는 것은 로고일까요, 브랜드일까요? 그도 아닌 제3의 다른 요소인가요?



Muji


“상표가 없는 좋은 물건”이라는 의미를 가진 무인양품도 로고 없는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브랜드가 아니라고까지 하는데, 그것이 오히려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로고가 각인되지 않은 상품, 언뜻 생각하면 이해가 가지 않고 존재감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무인양품 제품인 것 같다’라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오히려 ‘로고 없음’에서 편리함, 심플함, 익명성, 자연주의 같은 메시지를 느끼게 됩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로고는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지만, 그 전성기에 위기가 온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제는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브랜딩을 대하고, 다양한 비주얼과 그 외의 것들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아이덴티티를 개발해야 할 때입니다.



출처: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99designs, dezeen



by 돼지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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