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and&Design

축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VI),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국내 다수의 문화(음악, 영화, 디자인 등)축제*가 여러 회차를 거듭하며 각자의 비주얼 아이덴티티(Visual Identity, 이하 VI)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저는 축제 VI를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축제를 관찰하다가 몇 가지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축제 브랜드만의 특징을 살펴보고 특성에 따른 전략이나 대안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일정 주기로 진행하는 행사를 통틀어 축제로 칭함



1. 짧고 집중적인 VI의 노출 기간


기업은 기업 스스로 제품과 서비스를 운영하는 동안 지속해서 VI를 노출하는 반면, 축제는 주로 축제 기간(홍보 기간 포함)에만 집중적으로 VI를 노출합니다. 이런 이유로 축제 VI는 쉽게 기억하기 어렵고 공백 기간으로 인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상을 줍니다.



[대안] 유지할 것과 변형할 것을 명확히 하자

타이포잔치

2013년 포스터(왼)와 2015년 포스터(오)



타이포잔치는 VI를 ‘행사명(타이포잔치)’과 ‘해당 회 주제(매 회 다름)’로 명확히 나눴습니다. 시각적 인상은 다르지만 VI를 도출하는 방법(해당 회 주제에 따른 VI 개발)과 기본적인 시각 요소(명칭 표기 등)의 사용 방법이 동일하기 때문에 일관된 인상을 줍니다.


유지(행사명) 

 변형(해당 회 주제)

 

 


2013년 ‘Supertext’


 

2015년 ‘C( )T( )TALK’


*2015년부터 두 개 로고를 함께 사용



2. VI 시스템의 중요도와 활용 빈도가 비교적 낮음


기업은 일관된 VI를 유지하기 위해 VI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합니다. 하지만 축제는 매회 차별화된 이미지가 필요하며 활용성이 낮은(축제 기간에만 집중적으로 활용) 이유로 VI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거나, 개발하더라도 오래 지속하지 못해 사소한 규칙마저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안] 규칙을 최소화하되 엄격하게 유지하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명칭 표기 방식은 사소해 보이지만 일관된 이미지를 갖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여러 회차 동안 각종 매체 및 홍보물에 일관된 명칭 표기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명칭 표기 방식

국문명: 제 [ 회차 ]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문명: The [ 회차 ] Buche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영문명 줄임: BIFAN[ 연도 ]


*11회부터 회차 정보를 영문으로만 표기

*19회부터 ‘부천’ 영문 표기 변경(Puchon -> Bucheon, PIFAN -> BIFAN)


추가로 영문명 줄임 ‘BIFAN’의 인식을 돕기 위해 다양한 매체에서 영문명과 병기하고 있습니다.




3. 대중(많은 사람)의 접근성이 낮음


기업(예: 영화관)은 언제나 쉽게 접근 가능하지만 축제(예: 영화제)는 운영 기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어 접근이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해당 축제에 대한 경험 및 관심이 있는 사용자와 없는 사용자 모두의 참여 동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유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안] VI의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자

전주국제영화제

100 Films, 100 Poster


사진 출처 studio-com


100 Films, 100 Poster는 영화제 상영작 100편에서 영감을 받아 그래픽 디자이너 100여 명이 디자인한 포스터를 전시하는 것으로 영화제 기간 중 무료 관람 가능합니다. 이 포스터는 디자이너에 의해 혹은 디자인 관련 매체를 통해 사전에 알려지며 축제에 대한 관심 및 경험이 없는 사용자에게도 흥미를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이 밖에도 영화 상영 외 공연, 전시, 마켓 등의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축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디자인 접근 방법과 축제 브랜드만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알아봤습니다. 유지할 것과 변형할 것을 명확히 하고, 활용 빈도에 맞는 시스템을 적용한 축제 VI를 만들어 보세요. 접근성을 고려한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것 또한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by 사막여우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