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로고를 변경한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로고 리브랜딩을 추진하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런 중대한 리브랜딩에 앞서 변수들을 파악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몫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로고 리브랜딩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리 파악해두어야 할 몇 가지 포인트들을 소개합니다.




1. 왜 기존의 로고가 기능하지 않나요?


시작하기에 딱 좋은 첫 번째 질문으로, 클라이언트와 디자이너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클라이언트가 대답하기에 적절하고 디자이너로서 추론하기에 좋은, 균형 잡힌 질문입니다. 로고가 기능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가독성, 뭔가 어긋난 느낌, 역동적이지 않음, 기업명 변화 등. 가장 흔한 이유는 구식 외형입니다. 이런 정보를 클라이언트에게서 이끌어 내야 합니다.


모튼 솔트 로고 변화 (자료 출처: Morton Salt)



기존의 모튼 솔트 로고가 기능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튼이 클라이언트라고 가정하면, 뭐라고 묻는 것이 좋을까요? “기존의 로고가 구식인가” “브랜드 이미지에 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나” “소녀가 귀엽지 않고 조금 무섭게 생겼나” 등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의문들이 리브랜딩 과정에서 떠올랐다면, 새로운 디자인에는 약간의 컬러와 좀 더 순수하고 귀여운, 현대화된 소녀 일러스트레이션이 가미 됩니다.





2. 유지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디자이너에게 어떤 엄청난 영감이 떠올랐다고 해도,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고수하고 싶은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을 미리 묻지 않는다면, 시간만 낭비되고 결과물도 만족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유지되어야 하는 것은 특정 색이 될 수도 있고, 타입 스타일(세리프 혹은 산세리프), 특정 대소문자, 혹은 상징적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나사 로고 변화 (자료 출처: NASA)



나사(NASA) 리브랜딩 과정을 살펴보면, 1975년에 현대적인 로고가 도입되고 1992년에 다시 예전의 로고로 되돌아갑니다. 나사 원로 멤버들의 새 로고에 대한 거부감, 달 착륙 이후 약해진 사기를 북돋기 위해서 등등의 이유가 거론됩니다. 어찌 되었건 새로운 로고가 계속해서 사용되지 못한 데에는 유지해야 할 것, 바로 나사의 미션과 그 상징성을 간과한 데 있을 것입니다.




3. 기존의 로고에서 얼마나 변화를 줄 수 있나요?   

           

쉐브론 기존 로고와 리브랜딩 된 로고



두 번째 질문과 비슷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느낌’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이 ‘약간의 터치' 인지, ‘완전한 메이크오버'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현재의 로고에서 변화를 준 다양한 스케치들을 미리 보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스케치들을 보며 어디까지 변화가 가능할지 생각해 볼 것입니다.


2000년대 초반의 3D 유행에 맞춰, 쉐브론은 로고를 변경합니다. 완성된 로고를 보면 그들의 선택은 ‘기존의 로고에서 그리 많이 바꾸지 않은' 로고였습니다. 오래된 형태를 약간 현대적으로 다듬은 것입니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가 많은 대화를 나누었음이 드러납니다. 의도적으로 약간의 변화만 준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4. 기존의 로고가 강력한 비주얼을 갖고 있거나, 사회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나요?


로고 리브랜딩 시 가장 흔한 문제점은 클라이언트의 기존 소비자들이 이미 오래된 로고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애착이 얼마나 강한지, 급격한 로고 리브랜딩(혹은 약간의 리브랜딩)이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할지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리브랜딩이 기존의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것인가? 혹은 완전히 새로운 소비자 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애플의 로고 변화



매우 강력한 비주얼 연관성을 가진 좋은 예시는 애플입니다. 애플 로고는 디자이너가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죠. 이 리브랜드에서도 그것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아이콘의 브랜딩이 너무 강력해서 어떠한 수정도 비즈니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이 아이콘을 없애거나 수정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5. 새로운 로고는 어떻게 활용될까요?


바이오블리츠 서울 어플리케이션들



모든 로고 디자인, 특히 로고 리브랜딩에 중요한 질문입니다. 클라이언트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도하려고 할지도 모르며, 디자이너는 그에 맞춘 로고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실제 제품에 적용되는 로고는 패키지, 컵 등에 맞추어 다양한 변용이 가능해야 합니다.



로고를 리브랜딩 할 때 위의 다섯 가지 질문을 던지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질문이 여기서 끝날 필요는 없습니다. 클라이언트와 더 많은 소통을 할 수록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좋은 디자인의 첫걸음은 대화입니다.



출처: 99designs



by 돼지 발자국


Posted by slowalk


사라지고 생기는 많은 건물, 빠르게 바뀌는 번화가 속에서 낡고 오래된 집을 지키기는 쉽지 않을텐데요. 도심 속 80년 된 일본식 민속 가옥을 아트 갤러리로 새롭게 변화 시킨 '가키노 기노시타(Kakino-Kinoshita)'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합니다.







최근 몇 년간 토코로자와 역 주변의 고층 아파트 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고, 지역의 주요 거리는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붐비었습니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곤다(Kazushi Gonda)’ 씨는 지역의 이러한 변화를 안타깝게 지켜보다, 80년 된 오래된 집을 사 지역의 문화예술을 보존하기 위한 갤러리로 리모델링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80년 전통의 이 집은 미장 장인이었던 ‘기노시타(kinoshita)’ 씨가 지은 집이라고 하는데요. 새롭게 이 집을 리모델링 하며 가장 중요시한 부분은, 오래되고 낡은 부분을 교체하되 최대한 옛 분위기를 살려 보존하는 것이었습니다. 








내부 구조나 칸막이는 예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여,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일본식 전통 가옥의 장점을 활용했습니다. 오랜 먼지가 쌓여 있던 회색 석고벽은 밝고 모던한 분위기로 변화 시켰습니다. 외관 또한, 마을과의 연결이나 거리의 외형을 배려하여 수리했다고 합니다.    







아이덴티티 작업에서도 기존의 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볼 수 있습니다. 집 앞에 오래된 큰 감나무가 있어 ‘감나무 집’으로 불리던 장소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갤러리의 이름을 짓고, 비주얼 아이덴티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갤러리의 이름은 감을 의미하는 ‘가키(Kaki)’와 이 집을 지은 ‘기노시타(kinoshita)’의 이름이 합쳐진 ‘가키노 기노시타’입니다.








비주얼 아이덴티티 또한 감나무에서 모티브를 얻어, 메인 지역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의 친화적인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한자 ‘감(柿)’을 메인 심볼 마크로 작업하였고, 색상은 일본의 전통 색 구성표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추후 갤러리의 다양한 상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감나무와 감 꽃무늬를 활용한 그래픽 모티브, 패턴도 개발하였습니다. 







리모델링과 비주얼 아이덴티티 작업을 통해 오래된 집에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문화-예술의 장으로 거듭난 가키노 기노시타 갤러리. 공예 · 염색 · 복식 · 조각 · 사진 · 회화 · 꽃꽂이 등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으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가키노 기노시타 갤러리 아이덴티티 사례는 옛것을 잘 지키고 다듬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소통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behance, Kakino-Kinoshita 텀블러 페이지, Kakino-Kinoshita 페이스북





by 해달 발자국



Posted by slowalk

브랜드는 시간이 지나고 환경이 변하며 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새로운 환경과 상황에 맞춰 함께 변화하기 위해서 브랜드가 재설계되는 ‘리브랜딩’ 과정이 필요한데요.



슬로워크가 맡은 edm유학센터의 리브랜딩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슬로워크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로서, BI나 CI를 만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작업, 브랜드 컨설팅과 캠페인, 인큐베이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dm유학센터의 리브랜딩은 단순히 로고 하나만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사와 데이터 분석부터 브랜드 콘셉트 도출 및 설계와 브랜드 경험에 대한 가이드라인까지 구축하는 전방위적인 작업이었습니다. 시각적 직관과 데이터 분석의 시너지, edm 내부구성원의 참여로 인한 또 다른 수확까지, 슬로워크와 edm유학센터 모두를 성장시킨 5개월 간의 이야기입니다



프로젝트 첫 미팅 - 디자인 느낌보다 신뢰가 우선입니다

edm유학센터(이하 edm)는 2000년 12월에 설립해 국내직영지사 6곳, 해외직영지사 2곳, 유학미술학원 2곳, 아이엘츠전문 영어학원 1곳과 2개의 협력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dm은 2011년에 미션, 비전, 핵심 가치에 대해 재정의하는 작업을 한 뒤 리브랜딩을 맡길 곳을 찾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슬로워크의 웹사이트와 블로그 콘텐츠를 보면서 슬로워크에 대한 호감이 있어 리브랜딩 작업을 의뢰하게 되었죠. 리브랜딩에 대한 제안서가 통과된 후, 첫 미팅에서 edm은 리브랜딩이라는 무형의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기대했습니다.




edm: edm의 CI가 7~8년 전에 만든 것이었어요. 슬로워크의 블로그 활동, 콘텐츠를 뽑아내는 안목 등을 봐왔기 때문에 호감이 있었고, 리브랜딩 작업도 기대했죠. 어떤 방법론으로 어떻게 진행할 지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첫 미팅에서는 구체적으로 안 보였어요. 



슬로워크: 저희는 디자이너 중심으로 팀이 꾸려져 있다 보니, 첫 미팅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직관과 느낌을 공유하는 식으로 일을 했어요. edm의 리브랜딩 작업은 기존 작업과 달라야 했습니다. 데이터 분석과 진행 과정에 있어 edm의 참여와 협조가 중요했기 때문에 첫 미팅 후, 자료를 다시 만들어 일주일 뒤에 두 번째 미팅을 했죠. 두 번째 미팅에는 저희를 신뢰할 수 있을만한 증거 자료, 방법론과 구체적인 그림을 가져갔어요. 기존 유학원 이미지와 차별화된 새로운 콘셉트의 브랜딩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내∙외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량적 근거를 활용한 키워드와 콘셉트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edm: 슬로워크 전에 다른 회사를 몇 곳 알아보고 견적도 받아봤어요. 다른 곳보다 가격을 더 깎아주겠다는 곳도 있었죠. 그런데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슬로워크는 edm의 신념과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결과물 하나만 내놓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제안해 주셔서 좋았어요.

두 번째 미팅부터는 저희가 원하는 방법론 등에 대해 정말 충실히 준비해 오셨어요. 그 이후부터는 완전히 믿고 맡겼죠. 단계마다, 과정마다 신뢰감 있게, 내용도 튼실하게 보여주셨어요. 저희가 미안할 정도로 성실하게 해주셨죠.



슬로워크:edm 측에서 저희를 신뢰하신 이후부터는 굉장히 시원시원하게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어요. 수월했지만 치열하게 진행해 나갔죠. 저희의 머리 속에는 그림이 다 들어 있고 확신도 있지만, 클라이언트는 프로젝트 초반에 불안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과정을 잘 조율해야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초기에는 일하는 방식을 빨리 맞춰나가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리브랜딩을 위한 다각적 데이터 분석 - 유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 모여 있을까?


슬로워크: edm유학센터의 리브랜딩 작업은 디자이너로서의 시각적 접근이 아닌, 통합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데이터 접근에서 시작했습니다. 리브랜딩을 위해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툴을 사용했는데요. 근거 데이터를 크게 세 가지 섹션에서 추출했습니다. 첫 번째는 edm 내부 관계자, 두 번째는 외부 유학 전문가, 세 번째는 유학에 관심 있는 이해관계자(소비자) 입니다.



통합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 


첫 번째로 edm 전체 구성원께 기존 CI 및 회사의 아이덴티티와 철학에 대한 질문지를 드렸고, 각 지점의 대표 구성원을 인터뷰했습니다. edm 대표님과도 수시로 인터뷰를 했고요. 대면 인터뷰를 통해 유학에 대한 이미지, edm 브랜드 관련 이미지에 대한 키워드를 추출해 그룹으로 묶었습니다. 서면 인터뷰를 통해 edm 구성원들의 edm 브랜딩에 대한 이해도를 파악하고, 브랜딩 측면에서 보완되어야 할 점을 찾았습니다. edm의 총 17개 팀이 수행중인 팀별 미션을 분석해 edm 브랜드 관련 키워드도 파악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파악된 브랜드 관련 키워드는 향후 리브랜딩 콘셉트 도출에 반영했고, 내부 의견은 브랜딩 실행 전략 수립에 반영했습니다.


edm 이해관계자 인터뷰


두 번째로 유학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유학 관련 외부 전문가들에게 리포트를 의뢰했습니다. 전문가들의 리포트를 통해 유학에 대한 관심과 방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파악한 것이죠. 




세 번째로 유학에 대해 관심 있는 층, 잠재적 소비자 층을 이해하기 위해 이들이 자주 모이는 커뮤니티를 조사했습니다. 이 중 집중적으로 정보와 이야기가 모이는 유학 관련 카페를 분석해서 얻은 빅데이터를 개발자와 함께 수집해서 분석했습니다. 키워드를 추출하고 마인드맵을 그려 패턴을 찾았죠. 소비자들이 말하는 공통 키워드를 통해 edm의 전략적 방향을 정했습니다. 


온라인 여론 빅데이터 분석



edm: 온라인 여론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같은 것은 저희 쪽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어요. 리브랜딩 작업에 이런 것까지 필요한 줄 몰랐는데, 슬로워크 쪽에서 먼저 제안해 주셨고 이과정에서 저희도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죠. 


이렇게 슬로워크와 edm의 협업으로 리브랜딩을 위한 1단계가 끝났는데요.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은 결론은 무엇일까요? edm은 왜 :(콜론)를 사용한 ed:m이 되었을까요? ed:m 연말 파티를 깜짝 놀라게 한 동영상 공개까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다음 편에서 들려드릴게요.


> 더 읽기 : ed:m, 당신의 이름을 함께 만들다 (2) 





Posted by slow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