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블로그 글, “슬로워크가 반기지 않는 8가지 유형"을 마지막으로, 7개월간의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이번에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구성원으로서,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프로젝트에는 슬로워커 모두가 참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설문을 통해 모든 슬로워커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고,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이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긴 시간을 쓸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프로젝트의 실무적인 일을 담당할 누군가가 필요했고, 7명의 슬로워커가 모인 아이덴티티 태스크포스(이하 ITF)를 구성했습니다.


특별히 잘난 슬로워커가 모인 건 아니었습니다. 관심이 있어 자원한 사람도 있고, 뛰어난 제비뽑기 능력으로 ITF 멤버가 된 사람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착각하는 TF의 모습



일반적으로 태스크포스(이하 TF)를 운영할 때 몇 가지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다른 조직과의 갈등입니다. TF 활동이 원래의 업무 시간 중 일부를 할애하는 것이기 때문에, TF 구성원이 속한 조직 입장에서 보면 그 구성원의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기도 하죠. 본 업무와 TF 활동 간의 마찰로 인해 TF는 시작부터 삐걱대기 일쑤고, 그 끝도 흐지부지되기 십상입니다.


ITF는 충분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을 겪진 않았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많은 배려를 해준 덕분에, 매주 격렬한 토론을 하며(덕분에 회의실과 자리가 가까운 슬로워커로부터 수차례 민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공유하고 가능한 모든 의견을 검토해나가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ITF의 시작은 2015년 6월 25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 날 슬로워크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Slack)에 #identitytaskforce 채널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첫 회의를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정기적으로 회의를 했습니다.



아직 어색하던 우리 사이



단순하고 명료한 결과물일수록 그 과정은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그 결과물을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ITF는 7개월 동안,



  • 3,587개의 메시지가 슬랙에서 오갔고,
  • 131개의 파일을 슬랙에서 공유했습니다.
  • 22번의 회의를 했고,
  • 114개의 안건을 논의했습니다.
  • 28개의 회사를 벤치마킹했습니다.


ITF는 가능한 제약없이 슬로워크에 대한 모든 생각과 고민을 나눴습니다. 회의 시간에는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이 이어졌고, 반문에 대한 반문이 이어졌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슬로워커 모두와 공유하고 다시 슬로워커 모두의 의견을 듣고 반영했습니다. 슬로워크와 비슷한 조직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슬로라운드를 진행하고, 온라인 설문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미션, 가치, 경영원칙, 비전, 전략, 슬로건, 반인재상이 만들어졌고, 9개의 글을 통해 그 과정과 결과물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12월 16일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공식적인 ITF 활동은 모두 마무리 됐습니다.


ITF 활동이 모두 마무리 된 지금, ITF 멤버들은 무엇을 느끼고 알게 됐을까요.


기린

"실무적으로 깊게 참여하지 못했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프로젝트 진행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 거 같아 참여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낙타

"일과 조직에 대한 고민들을 필터링 없이 털어놓고 같이 고민해볼 수 있었던 꿀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뻥을 조금 보태면 매주 ITF 회의 시간이 기다려졌습니다."


누렁이

"아이덴티티 수립과정을 내부에서 경험해보았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특히 조직 단위의 전략을 설계한다고 할 때 막막했는데 이런 경험이 무언가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네요."


돼지

"비록 제비뽑기로 ITF에 합류하게 되었지만,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숑

"업무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지만, 업무만으로는 접하기 힘든 일들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동료들의 또 다른 시각,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사슴

"평소에 의견을 나누기 어려웠던 다른 실 사람들과 조직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매주 회의를 이어가며 함께 조직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장수하늘소

"평소에 꺼내기 어려웠던 고민과 생각들을 나누고, 그 고민들을 기반으로 더 좋은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합니다."


펭도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했는데, ITF 활동을 하며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끝이 아닙니다. ITF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고객경험을 설계하고, 조직문화를 설계하기 위한 3개의 TF가 새롭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3개의 TF를 통해 더 많은 슬로워커가 더 많은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ITF가 그랬듯이 말이죠. 그리고 이런 다양성이 슬로워크를 지금보다 더 건강한 조직으로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낙타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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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워크는 2016년 새해를 맞아 회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공개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해외 기업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십중팔구 가지고 있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재상'입니다. 


슬로워크의 아이덴티티 작업 중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고 치열한 논쟁이 오갔던 부분이 이 인재상과 관련된 작업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슬로워크는 인재상(人才像)이 아니라 반인재상(反人才像)을 수립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사연을 간단히 나눠보겠습니다. 





인재상, 슬로워크에게는 가깝고도 먼 이야기


아이덴티티 수립 작업을 하면서 미션과 가치, 비전을 정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사람에 관한 논의로 이어졌습니다. 회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에 걸맞는 슬로워커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지, 또한 앞으로는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 할지 등 일반적으로 인재상이라고 부르는 영역에 대해서도 필요성과 중요성을 따져보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보통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합니다. 국내에서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10대 대기업들만 살펴보더라도 절반 이상이 아래와 같은 단어들로 인재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전, 열정, 창의, 혁신, 소통



또한, '글로벌 마인드,' '자기 주도,' '팀워크,' '고객 지향,' '융합적 사고' 등도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상의 요소들입니다. 이들 기업의 인재상을 보면서 모두 언제 사용해도 좋은 말이고, 실제로 저런 요소들의 여러 가지를 갖춘 사람이라면 회사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에게 어떤 사람이 필요할까?'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슬로워크는 일반적인 인재상의 관점을 따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이유를 사고의 흐름에 따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앞에서 살펴본 기업들이 실제로 인재상을 어디에 적용하고 있는지, 그래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가 불분명하다. 

2) 그런데 슬로워크가 인재상을 마련한다고 해서 이들 기업과 대단히 차별화된 어떤 개념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3) 인재상을 마련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인재상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평가할 수 있는 정교한 기준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4) 기준을 잘 만들어 인재상에 맞는 사람을 뽑는다 하더라도 그런 인재가 실제로 회사와 잘 맞을지는 미지수다. 

5) 나아가, 몇 가지 이상적인 모습을 정해 놓고 그에 부합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뽑겠다는 관점이 다양성을 통해 시너지를 기대하는 회사의 철학과 맞지 않는다.

6) 특히, 불확정성이 더욱 심해지는 앞으로의 경영환경에서 고정되고 피상적인 인재상으로는 진짜 인재를 못 알아보는 우를 범할 위험도 있다. 

7) 한 조직의 인재는 개인의 선천적 재능과 후천적 노력뿐 아니라 조직의 교육과 지원, 그리고 제도와 조직문화가 함께 만든다고 믿는다. 

8) 그러므로 바람직한 인재의 모습은 다양하다는 전제 하에, 특정 인재상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런 인재로의 성장을 근본적으로 방해하는 요소들이 없는지를 살피는 것이 더 낫다.



그래서 슬로워크는 높은 기준의 인재상을 정하지 않고 반대로 최소 기준인 반인재상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이 '슬로워크가 반기지 않는 8가지 유형'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입니다. 



반인재상, 이 또한 가깝고도 먼 이야기


처음 반인재상을 만들기로 했을 때 그 취지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8가지 기준이 만들어지면서부터는 매우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고 논쟁도 많았습니다. 아이덴티티 프로젝트가 본래보다 8주나 일정이 길어졌던 것에는 결과물의 완성도를 위한 것도 있었지만, 더 결정적인 원인이 바로 이 반인재상에 관한 쉼 없는 논쟁과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꼬집는 내용이 너무 많아 오히려 좀 답답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반인재상이다 보니 제목과 내용이 모두 부정적이어서 거부감이 느껴진다는 관점도 있었습니다. 특히, 격론이 펼쳐졌던 부분은 8가지 유형 중 몇 가지는 회사가 개인을 대상으로 악용할 우려가 다분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또한 사실상 8가지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괜히 낙인 찍히는 느낌이 별로라는 의견, 그리고 이런 요소들이 있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많아질 것 같다는 의견 등 여러 주장과 논의들이 오갔습니다. 


그런데도 반인재상을 결국 확정한 것은 슬로워크의 미래를 위해 이런 관점이 필요하고 개인과 조직을 더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1달이 넘는 수많은 논의를 모두 검토한 뒤 아이덴티티 위원회(IC)는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목적과 기능을 명확히 하면서 '슬로워크가 반기지 않는 8가지 유형'이라는 이름으로 반인재상을 확정했습니다. 



- 슬로워크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 

- 슬로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자신과 슬로워크가 잘 맞는지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체크포인트의 역할을 한다. 

- 채용 시 개인의 역량과 함께 우선 확인해야 할 평가 요소로 활용한다. 

- 슬로워커들이 때때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아 성찰 가이드로 활용되도록 한다. 



이제 사연은 어느 정도 이야기를 했으니 슬로워크 반인재상을 공개합니다. 참고로, 반인재상은 지금 진행되는 채용 프로세스에서부터 활용됩니다. 



슬로워크 反인재상


인재란 누구일까요? 또 우리 조직에 필요한 인재상은 무엇일까요? 슬로워크는 당분간 이런 질문에 답을 내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몇 가지 인재상을 그려 놓고 그에 부합하는 사람만을 수용하겠다는 관점은 다양성을 통해 시너지를 추구하는 슬로워크의 철학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직이 원하는 인재로 발전하는 것은 구성원이 되고 난 뒤에 조직과 함께 고민하며 노력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재상이 아니라 反인재상을 제시합니다. 



슬로워크가 반기지 않는 8가지 유형


1. 목표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

슬로워크는 목표 중심의 사고를 지향하지만, 목표지상주의는 반대합니다. 아무리 목표 달성이 절실한 경우라 하더라도 과정과 절차를 무시하다 보면 나중에 더 복잡하고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슬로워크는 어떠한 목적도 과정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2. 위기 상황에서 거짓말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

평소에 정직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위기가 닥치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 쉽습니다. 문제는 상황이 심각할수록 거짓말의 파장이 더 크고 타인이 더 큰 피해를 본다는 것입니다. 슬로워크는 위기를 거짓말로 모면하려는 습관이 일을 더 어렵게 만들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생각합니다. 


3. 동료의 일에 무관심한 사람

관심이 늘 또 다른 관심을 부르는 것은 아니지만, 무관심은 항상 무관심을 부릅니다. '내 일만 잘하면 됐지'하고 동료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정작 자신에게 중요한 도움이 필요할 때 혼자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슬로워크는 동료에 대한 무관심이 각자의 책임에 더욱 무거운 부담을 지운다고 생각합니다. 


4. 인생에서 연봉이 첫 번째 또는 두 번째로 중요한 사람

돈은 삶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에 직장인에게 연봉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연봉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없는 사람이라면 슬로워크를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슬로워크는 인생에서 연봉보다 중요한 것이 두어 개는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생이 아니라 연봉 협상을 할 때는 연봉이 제일 중요합니다. 


5. 남과의 비교를 통해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

남과 비교하여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습관이 있다면 자신도, 동료도 진정으로 존중하기 어렵습니다. 비교는 항상 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비교를 통해 우월감을 느꼈다면 반드시 비교로 인해 열등감을 느끼게 됩니다. 슬로워크는 동료와 비교하면서 행복감이나 불행감을 느끼는 모습이 조직의 다양성과 상충한다고 생각합니다. 


6. 말과 행동이 엇박자를 내는 사람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말을 근거로 행동을 예측할 수 없고, 행동을 근거로 말과 생각을 유추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슬로워크는 많은 비효율이 예측할 수 없고 신임하기 어려운 말과 행동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7. 일할 때 감정적으로만 판단하고 대응하는 사람

감정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적절한 감정 표현은 정확하고 효과적인 소통을 돕지만, 매사에 감정적인 반응과 판단이 앞선다면 일이나 대화의 본질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다른 동료의 마음이 상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양날의 검을 넣는 칼집이 없는 사람에게는 누구도 쉽게 다가가기 어렵습니다. 


8.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

소통과 협력을 꺼리는 사람에게 슬로워크는 어울리는 곳이 아닙니다. 슬로워크에는 혼자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1이고 다른 한 사람도 1이라면 함께 일할 때 그 결과가 0.5가 될 수도, 3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슬로워크는 그 열쇠가 소통과 협력에 대한 자세라고 믿습니다. 




장수하늘소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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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7회에 걸쳐 슬로워크 조직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의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이제 그 첫번째 결과물인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체계를 공개합니다.

이번에 공개하는 아이덴티티 체계는 2016년부터 10년 간 사용하게 됩니다.






미션(Mission)

슬로워크는 왜 존재하는가?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디자인에 기반한 접근이 슬로워크의 핵심 역량임을 인식하고, 그 역량을 활용해 조직과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습니다.


“슬로워크는 디자인에 기반한 사고와 방법론을 통해 

조직과 사회의 변화를 만듭니다"


슬로워크는,

  • 문제의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바라봅니다.

  •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킵니다.

  • 지속가능성을 고려합니다.

  • 데이터와 논리의 분석에 기반합니다.


디자인에 기반한 접근은,

  • 상황 속에서 관찰하고 경험하여 문제를 정의합니다.

  • 확산과 수렴의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 실험과 개선을 반복하여 현실에서의 최적안을 도출합니다.

  • 최종 사용자의 이해와 공감, 참여를 이끌어냅니다.


변화는,

  • 명확한 목적이 존재합니다.

  • 관계의 회복을 지향합니다.

  • 조직과 사회에 긍정적입니다.

  • 체감할 수 있습니다.

  •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됩니다.





가치(Values)

가치는 모든 구성원이 어떤 상황에서든 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각각이 상반되는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대칭을 이룬 두 가치는 어느 하나만 단독으로 추구해서는 안 되고, 짝지어 있을 때 빛을 발합니다. 4가지 가치 중 두 번째인 '자유와 책임'은 '넷플릭스의 문화 : 자유와 책임'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탁월함(Excellence)과 겸손함(Humility)

언제 누구와 일하든지 신뢰와 존중을 얻는 가장 탄탄한 기초는 탁월한 실력입니다.

탁월한 실력이 겸손한 자세를 통해 드러날 때, 그 탁월함은 더욱 빛이 납니다.


자유(Freedom)와 책임(Responsibility)

더 많은 자유를 누리는 사람일수록 더 즐겁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만이 아닌 모두가 자유롭기 위해서는 누리는 자유만큼 강한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다양성(Diversity)과 공감(Empathy)

다양성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에 눈뜨고, 창의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을 담고 있습니다.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은 포용할 수 있으며, 포용하는 문화에서 다양성은 조화를 이룹니다.


행동(Act)과 사유(Think)

말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조직을 지속가능하게 하며, 성공과 실패는 그 다음입니다.

항상 성공할 수는 없지만, 깊이 사유하고 행동했다면 실패해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경영원칙(Business Principles)

조직 운영의 기본이 되는 가치 판단의 기준입니다. 모두 12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고, 키워드를 먼저 공개합니다.


  1. 장기적인 수익성 추구

  2. 가치사슬의 지속가능성 지향

  3. 공정한 경쟁

  4. 고객 가치의 실현

  5. 비즈니스 윤리

  6. 보건과 안전

  7. 구성원 역량 개발

  8. 환경적 지속가능성

  9. 정보 보호

  10. 컴플라이언스

  11. 이해관계자 소통과 참여

  12. 기업시민정신





비전(Vision)

특정 기간 후를 바라보며 그리는 슬로워크의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앞으로 10년 후를 바라보며 이상적인 모습을 그렸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별 것 없어 보이지만 슬로워크에게는 BHAG(Big, Hairy, Audacious Goal) 입니다.


"가치와 원칙을 모두 지키면서 

구성원 월급을 제대로 주고도 생존하는 회사"


가치와 원칙을 모두 지키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면서 구성원 월급을 제대로 주고, 생존해야 합니다. 구성원 월급을 제대로 준다는 것은 고용계약서에 명시된 액수를 제대로 입금한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월급으로 통칭되는 광범위한 보상을 모두 포괄합니다. 생존한다는 것도 단순히 회사가 영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시장의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갈 때, 생존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슬로워크뿐만 아니라 그 어떤 조직에게도 매우 도전적인 비전입니다.


# 비전을 달성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핵심 질문이 있습니다. 측정이 어렵지 않도록 질문을 구성했습니다.

  • 회사가 여전히 생존해 있는가?

  • 회사의 미션에 적합한 성과를 냈는가?

  • 구성원 월급을 제대로 줬는가?

  • 회사의 가치와 비즈니스 원칙을 모두 지켰는가?





전략(Strategies)

미션과 비전의 달성을 위해 조직이 선택하고 집중하는 구체적인 영역 또는 방향입니다.


안정성과 역동성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핵심 역량과 평판 강화

창의적이고 건전한 성과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

조직 내 지속가능성의 내재화





슬로건(Slogan)

조직의 정체성을 가장 임팩트 있게 설명하는 문구입니다.

슬로워크의 새로운 슬로건은


“변화를 위한 디자인 솔루션(Design Solutions for Change)"





이렇게 조직 아이덴티티 체계를 구성했고, 이것은 첫번째 결과물일 뿐입니다.

새로운 아이덴티티 체계를 적용하기 위해 3개의 TF를 조직했습니다. TF 활동 결과물도 계속 공유하겠습니다.


사업전략 TF

  • 하는 일: 안정성과 역동성의 균형을 이루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한 사업전략을 설계한다.

  • 범위: 사업추진 방향, 역량 분석, 조직 개편, 채용, R&BD 등


고객경험 TF

  • 하는 일: 고객 평판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을 설계한다.

  • 예: 전화 응대 멘트, 명함 전달 방법, 이메일 답장 요령, 홈페이지 개편 방향 등


조직문화 TF

  • 하는 일: 창의적이고 건전한 성과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조직문화를 설계한다.

  • 범위: 평가제도, 보상제도, 복지제도, 사내 행사 등


이번에 만든 아이덴티티 체계에 대해 매년 미션 수행 및 비전 달성 여부를 모니터링합니다. 그리고 3년마다 아이덴티티 리뷰를 실행합니다. 또한 10년마다 아이덴티티를 전면 재검토하게 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마지막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슬로워크가 반기지 않는 8가지 유형 - 슬로워크 反인재상"입니다.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 내용이어서 부득이하게 따로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주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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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원숭이의 해 2016년이 밝았습니다.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 포스팅도 이제 마지막 단계인 From Now on에 관한 글 두 개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오늘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에 관한 글이 올라가고 내일 슬로워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가 공개되면, 2016년 1월부터는 진정성을 가지고 실천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아이덴티티 수립 작업은 이전 단계의 활동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Until Now(과거 10년 정리)와 Right Now(조직 내·외부 현황 분석)에서처럼 조사와 진단을 통해 '찾는' 일이 아니라, 계속된 아이디어의 공유와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앞 단계에서의 분석 결과들을 토대로 앞으로의 방향성을 큰 틀에서 가늠해 볼 수는 있었지만, 실행 가능한 조직의 청사진을 그리는 일은 또 다른 백지에서 시작해 고민하고 결정하면서 스스로 최적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조사와 진단 과정에서는 분석적 사고와 통찰력을 필요로 했다면, 실제 아이덴티티를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확산과 수렴을 반복하는 통합적 사고가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덴티티 수립의 전체 흐름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은 본래 마스터플랜 상에서 계획했던 4주보다 훨씬 늘어나 12주 가까이 작업이 진행되었는데요. 그만큼 소통이 필요하고 더 민감하게 논의되어야 할 이슈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다행히, 이번 기회에 그간 덮어두고 지나쳤던 이슈들을 끄집어내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보자는 분위기가 마련되어, 프로젝트 기한을 맞추기보다는 내용을 충분히 고민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었습니다. 


아이덴티티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진행했던 주요한 활동은 아래와 같습니다. 순서대로 절차마다 간단한 소개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0. 아이덴티티 수립 원칙 마련


슬로워크는 아이덴티티 수립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에 앞서, 아이덴티티 수립 방향에 관한 원칙을 세웠습니다. 아이덴티티에 관한 논의가 제멋대로 흐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죠. ITF(아이덴티티 태스크포스)와 IC(아이덴티티 위원회)에서 결정된 아이덴티티 수립 원칙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자의적인 아이디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조사와 진단 결과에 근거하여 아이덴티티 아이디어들을 제시한다.

- 불필요한 요소나 내용은 배제하고 슬로워크에 꼭 필요한 아이덴티티 요소들만 최소한으로 수립한다. 

- 현재의 모습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사회적 필요와 트렌드를 토대로 원점에서 구상한다. 

- 향후 10년 이상 사용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수립하는 내용은 크고, 담대하고, 도전적(BHAG)으로 만든다.  

- 그러나 표현은 과장이나 수사적인 표현을 삼가고, 최대한 담백하고 질리지 않게 한다. 

- 현재의 모습과 미래 비전 간 괴리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드맵에 신경 쓴다. 

- 아이덴티티는 원칙, 기준 등 실행과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세부 가이드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연계성을 고려한다. 


이렇게 시작 시점에 원칙들을 미리 세우고 진행해보니, 확실히 아이덴티티 논의가 자의적으로 흐르지 않고 전반적인 아이덴티티 수립 작업이 더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1. 아이덴티티 기본 방향 도출


아이덴티티 수립 작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덴티티 고민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는 무엇이든 제한 없이 제안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이전 단계의 조사 및 진단 결과와 연계되는 작업도 꼭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조사 결과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그 결과들이 보여주는 통찰 있는 시사점들은 충분히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전 단계의 모든 결과를 종합하여 아이덴티티 수립의 기본 방향으로 고려해야 할 이슈들을 선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 수십 개의 이슈가 섞여 있던 이슈 풀(pool)에서 35개의 고려 대상 이슈들을 정하고, 이 이슈들을 중요도에 따라 구분했습니다. 이 작업을 위해 아래와 같은 템플릿을 만들어 활용하였습니다.  



분석을 마치고 나니 14개의 매우 중요한 이슈(H), 17개의 중요한 이슈(M), 그리고 4개의 중요도 낮은 이슈(L)가 도출되었습니다. 이 중 H와 M에 속하는 이슈들이 이후 아이덴티티 수립 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2. 비즈니스 모델 재정립


조직 진단 때 문제점 중 하나로 나온 것이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덴티티에 논의 초반에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하고 개선하는 절차를 가졌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논의는 일반적인 비즈니스모델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의 요소들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보고 서로의 생각을 모으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1) 슬로워크의 고객은 누구인가? 그중에서 타겟 고객은 누구인가?

2) 고객의 근본 니즈는 무엇인가?

3)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4)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슬로워크가 갖춰야 할 역량과 모습은 무엇인가?


질문은 크게 위의 네 가지를 중심으로 던졌지만,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더욱 다양한 생각의 갈래들이 나왔습니다. 고객의 범주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해서는 안 될 작업의 기준들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고, 슬로워크가 앞으로 세계적인 전문성을 확보해야 할 영역은 어떤 분야일지에 대해서도 생각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사실 슬로워크는 기존 사업 모델이 돌아가고 있고, 곧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도 아니므로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수립해야 할 긴박한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10년의 아이덴티티를 수립하기에 앞서, 소셜 임팩트 관점에서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해볼 필요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슬로워크가 조직과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사업을 해오던 방식보다 좀 더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공감대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3. 아이덴티티 개별 요소 수립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에 중요하지 않은 작업이 없겠지만, 가장 많은 비중의 자원과 시간 그리고 역량을 쏟은 부분은 역시 슬로워크의 아이덴티티를 실제로 구상하고 수립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조직의 미션과 비전 등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통일성 있게 만들어 내는 일은 어느 조직에도 쉽지 않지만, 경제적 성장 외에도 여러 가치에 대해 감수성이 예민한 슬로워크에게는 더욱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비전체계 또는 전략체계의 구성 요소들을 설명할 때는 아래와 같은 피라미드로 설명을 많이 하는데요. 슬로워크도 아래 피라미드의 요소들을 참고했습니다. 다만, 아이덴티티 수립 원칙 중 하나가 "꼭 필요한 요소만 선정해서 만들자"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비전 체계의 모든 요소들을 그대로 담지는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아이덴티티와 그 요소들이 구성원과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어떻게 전달되어야 할지를 고려하여, 슬로워크 입장에서 아이덴티티 각 요소의 필요성 및 범주를 따졌습니다. 그중에서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의 범위를 벗어나는 요소들은 별도의 TF를 구성해 다루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이번  프로젝트에서 다루었던 아이덴티티 요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미션(Mission): 슬로워크의 존재 이유와 수행해야 하는 사회적 역할

- 슬로건(Slogan): 조직의 정체성을 가장 임팩트 있게 설명하는 문구

- 가치(Values): 어떤 상황에서든 모든 구성원이 추구해야 하는 것

- 경영원칙(Business Principles): 조직 운영의 기본이 되는 가치 판단의 기준

- 비전(Vision): 특정 기간 후를 바라보며 그리는 슬로워크의 이상적인 모습

- 전략(Strategies): 미션과 비전의 달성을 위해 조직이 선택하고 집중하는 구체적인 영역 또는 방향

- 반(反): 새로운 정체성을 갖춘 슬로워크가 반기지 않는 모습


아이덴티티의 개별 요소들을 만드는 일은 ITF에서 진행했습니다. 각 요소 별로 초안이 나올 때마다 IC의 검토를 거쳐 다시 수정하거나 안을 확정하는 일을 반복했고, 확정된 안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모든 구성원과의 공유를 거쳐 완성하는 과정을 밟았습니다. 완성된 아이덴티티 내용은 내일 포스팅되는 마지막 글에서 모두 다룹니다. 단, 반인재상은 그 자체로도 내용이 적지 않아 번외편에서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4. 전략 목표 및 로드맵 수립


아이덴티티의 개별 요소들이 거의 완성될 즈음부터는 더욱 구체적인 실행 요소들을 구상했습니다. 먼저,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에서 전략 방향은 크게 4가지 영역으로 나왔는데요. 각 전략 방향에 대해 앞으로 실행해야 할 세부 전략 목표를 5개씩 세웠습니다. 모두 20개의 세부 전략 목표들이 앞으로 10년간 슬로워커들이 최선을 다해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이정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전략 목표가 나온 뒤에는 로드맵도 수립했습니다. 미션과 비전, 그리고 전략이 현재 기준에서는 이상적인 부분도 많으므로, 이로 인한 괴리감을 줄이고 실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로드맵을 수립하고 그 안에 단계적 계획과 구상을 담았습니다. 이 세부 전략 목표와 로드맵 구상까지가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의 범위였습니다.



5. ITF/IC 검토 및 구성원 리뷰


ITF는 매주 회의를 했고 IC도 격주 간격으로 회의했으니, 기본적으로 ITF/IC 검토는 지속해서 이루어졌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그렇지만 내용이 완성될수록 아이덴티티 전체 체계에서부터 각 요소의 정합성, 문구나 단어 선택의 이유, 내용의 취지와 의미 등을 더욱 깊이 검토하고 완성도를 높여 나갔기 때문에 프로세스 흐름 상으로는 아이덴티티 작업이 마무리되는 후반부의 절차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각 아이덴티티 요소에 대한 검토와 리뷰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되었습니다. 


1) 초안 작성: ITF에서 역할을 맡은 구성원이 초안 작성 

2) ITF 검토: ITF 내부 검토 및 수정을 통해 초안 확정

3) IC 검토: IC에서 ITF 안 검토 및 확정

4) 전체 공유: 전체 공유를 통해 최종 피드백 수렴 후 최종 확정


절차는 간단해 보이죠? 그런데 사실 아이덴티티 작업 기간이 본래 계획했던 4주를 훌쩍 넘어 12주로 늘어진 데는 ITF와 IC의 검토 과정이 가장 큰 몫을 했습니다. 초기에 단편적인 아이디어를 주고받을 때는 별다른 이슈 없이 진행되었었는데, 구체적인 아이덴티티 초안이 만들어지고 난 뒤부터는 ITF에서도 IC에서도 열띤 토론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상보다 긴 검토 절차를 거치면서 두 가지를 얻었는데요. 먼저, 서로의 생각을 열심히 주고받는 과정에서 최종 결정된 아이덴티티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졌다는 점이 중요한 소득이었습니다. 또한, ITF와 IC 멤버들이 활발한 의견 교환을 통해 여러 이슈에 합의점을 찾아가면서 그동안 서로의 가치관과 생각을 드러내고 소통하는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6. 아이덴티티 확정


아이덴티티 요소들이 대부분 정해지고 난 뒤에는 ITF와 IC가 합동으로 마지막 회의를 열고 수립된 아이덴티티를 확정했습니다. 이와 함께 수립된 아이덴티티의 실행을 위한 후속 작업에 관해서도 의사결정을 내렸습니다. 아이덴티티의 각 요소가 잘 실행되는지 1년 마다 모니터링을 하기로 했고, 3년에 한 번씩 아이덴티티 전체 요소들의 적절성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12월 중순에 있었던 이 ITF/IC 최종 회의를 마지막으로 아이덴티티 수립 작업은 종료되었고, ITF와 IC도 공식적으로 활동을 종료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슬로워크 종무식에서 최종 확정된 아이덴티티를 모든 구성원에게 공유하면서 6개월에 걸친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가 막을 내렸습니다. 



마무리: 끝은 또 다른 시작?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는 잘 마무리가 되었고, 그 결과는 드디어 내일 공개됩니다. 하지만 슬로워크에게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입니다. 글을 아름답게 마치려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마치는 회의에서 한 가지 더 결정된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이것입니다. 


"아이덴티티 수립은 회사의 큰 그림을 그린 것이니, 2016년 1월부터 사업 전략, 고객 경험, 조직 문화에 대한 3개의 후속 TF를 구성해 구체화 작업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덴티티 공개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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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는 크게 세 단계의 프로세스로 진행되었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는 Until Now가 1단계, 슬로워크를 둘러싼 내·외부 상황을 진단하는 Right Now는 2단계, 그리고 미래의 아이덴티티를 수립하는 From Now on이 3단계인데요. 오늘은 Right Now 단계의 마지막 글입니다. 오늘 글의 제목은 좀 뜬금없습니다. '지금이 던킷도넛 먹을 때인가요?' 무슨 영문인지 궁금하시다면 천천히 한 번 읽어보세요. 읽다 보면 정황이 드러납니다. 


①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② Until Now: 슬로워크 10년, 용하게 살아남았습니다. 

③ Right Now 1: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냐?

Right Now 2: 슬로워크 진단 결과는 '보통 회사'

Right Now 3: 그 회사가 알고 싶다. 

⑥ Right Now 4: 지금이 던킨도넛 먹을 때인가요?

⑦ From Now on 1: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 이렇습니다.

⑧ From Now on 2: 슬로워크 아이덴티티를 공개합니다. 



앞의 연재 글들에서 보듯이 Right Now 단계에서는 1) 외부환경을 거시적인 변화와 비즈니스 단위의 변화로 분석하고, 2) 내부 조직을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진단해보았으며, 3) 내·외부의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설문을 통해 의견을 받고, 4) 국내·외의 다양한 배울 점 많은 회사를 조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두 달에 걸쳐 이렇게 여러 가지 조사들을 다 하고 나니 상당량의 정보와 분석점들이 나왔습니다. 


ITF(아이덴티티 태스크포스)에서 다음으로 준비한 일이 이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들을 토대로 논의할 수 있는 워크숍과 라운드테이블이었는데요. 이런 논의의 장을 마련한 데에는 아래와 같은 동인이 있습니다.  


1) 조직을 둘러싼 다양한 리서치 결과를 모든 구성원에게 공유하기 위해

슬로워크는 현황 파악에 해당하는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정리된 현황을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파악된 결과가 구성원에게 잘 공유되지 못하면, 구성원들이 프로젝트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게 되고, 나중에는 관심 자체가 떨어지게 되죠. 사실 슬로워크도 이번 프로젝트 과정마다 파악된 정보들이 잘 공유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더욱 Right Now 단계의 리서치 결과들을 모든 구성원이 심도 있게 공유하고 논의하는 기회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2) 이해관계자 참여(Stakeholder Engagement)를 통해 더 넓은 시야를 얻기 위해

전방위적인 리서치를 통해 회사 안팎의 현황을 파악하고 정리하는 일은 ITF와 IC(아이덴티티 위원회)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리서치 결과들을 모두 통합하고 이를 토대로 시사점과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작업은 좀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조직 내부에서 꾸려진 하나의 팀만으로 우리 자신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로부터 적용 점을 뽑아내는 작업과 미래를 바라보며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과정은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시각이 더해질수록 풍요로워질 거라는 확신도 있었고요. 그래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이해관계자 참여를 실행하고자 했습니다. 


3) 아이덴티티 수립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토대 마련을 위해

아이덴티티 수립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사전 준비의 의미도 있었습니다. 리서치 결과가 아이덴티티 수립 작업의 재료로 잘 활용되도록 워크숍과 라운드테이블이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런 목적성을 가지고, 9월 4일에는 모든 구성원이 참여한 '구사일생 워크숍'을, 9월 15일에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초청해서 진행한 '슬로라운드'를 진행했습니다. 



구사일생 워크숍: 날짜도, 다루었던 내용도 모두 '구사일생'


Right Now의 리서치를 마치고 슬로워크가 직면한 현황을 살펴보니 크게 두 가지가 보였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슬로워크 10년 동안 강산이 변해도 무지막지하게 변했고, 내부적으로는 회사가 성장해오면서 조직 측면의 문제들이 누적됐던 것이죠. 두 가지를 합쳐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내우외환. 그리고는 백척간두, 누란지위, 여리박빙, 초미지급, 진퇴양난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상당히 앞이 까마득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워크숍의 목표가 '구사일생'이 되었습니다. '아홉 번 죽을 뻔하다 한 번 살아난다.' 즉, 워크숍을 통해 서로가 느끼는 현재 상황에 대해 나누고 우리의 장래를 밝게 이끌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두가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죠. 이런 취지를 가지고 구사일생 워크숍은 9월 4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행되었습니다. 


하루라는 시간이 많다면 많지만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더 효과적인 워크숍을 위해 모두가 유념해야 하는 간단한 원칙이 있었는데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리고 워크숍 일정은 논리적 연관성을 지닌 다섯 개의 주제를 세 개의 세션으로 나누어 차례대로 진행했습니다. 세션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모두가 워크숍 원칙과 주제를 잘 지켜가면서 온종일 열띤 토론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워크숍을 위해 만들어진 팀마다 각 주제에 대해 의견을 정리하고 서로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각 테이블에서 제시된 의견들은 수백 가지가 넘고, 이 중 발표된 의견들만 해도 한 질문에 대해 팀당 5개씩이었으니 모두 합쳐 100개였는데요. 이 중 눈에 띄는 의견이 바로 워크숍 간식이었던 던킨도넛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PC 성능이나 용량이 부족한데 워크숍에서 던킨도넛 먹고 있는 모습을 보면 뭐가 먼저인지 혼란스럽다. 당장 일하기 힘든 것을 고쳐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의견을 보고 다들 웃음이 나왔지만, 사실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가볍지만 정곡을 찌르는 내용부터 무겁고 심각한 내용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모였고, 마지막에는 발표된 의견들 중 어떤 내용에 더 공감하는지 모두가 투표하는 시간을 가지며 워크숍을 마무리했습니다.




워크숍의 결과는 ITF에서 다시 정리하여 한 번 더 내부에 공유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섹션 별로 워크숍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는 의견들을 간단하게 소개하며 구사일생 워크숍 소개를 마칩니다. 


이슈1. 향후 10년 이내에 슬로워크가 망한다면 그 이유는.


1) 슬로워크만의 탁월한 방법론과 프로세스가 부족해서

2) 부서별 업무와 이익 구분으로 인해 내부 경쟁이 심해져서

3) 부가가치가 낮은 일들만 지속하다가

4) 도전을 두려워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지 않아서(시장에서 도태되어서)

5) 장기적이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해서


이슈2. 10년 후 적어도 망하지 않으려면.


1)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일을 시도한다

2) 높은 퀄리티를 위해 최소한의 프로젝트 기간과 예산을 보장한다

3)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개선한다

4) 사람을 뽑을 때 신중하고 엄격하게 채용한다

5) 합리적인 성과 측정과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슈3. 10년 후 슬로워크가 사업적으로 성공하려면.


1) 디자인 서비스 영역을 성공적으로 확장한다

2) 구성원 개개인의 자기역량을 강화한다

3) 자체 콘텐츠 생산 능력을 강화한다

4) 부가가치가 높고 동기부여가 되는 프로젝트를 개발한다


이슈4. 일하기 좋고 가치 있는 회사가 되려면


1) 야근 없는 삶

2)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복지 제도

3) 업무 환경의 우선 개선

4) 부정적인 의견도 당당하게 공개하고, '제대로' 들어주자




새로운 시도, 슬로라운드(slo-round)


'슬로라운드'는 slowalk roundtable의 줄임말입니다. 슬로워크가 고민하는 주제에 대해 외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를 초청하여 의견을 듣고 실행하는 원탁토의 방식 대화의 장인데요, 이번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처음 시도해 보았습니다.   


ITF에서는 슬로라운드를 기획하면서 두 가지를 고민했습니다. 첫 번째는, 슬로라운드의 주제입니다. 현재까지의 리서치 결과를 아우르면서도 고민하는 미래의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려면 어떤 주제가 좋을지 논의한 끝에 아래와 같은 대화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Round 1. 슬로워크 현황 진단: 슬로워크, 이대로 괜찮은가?

Round 2. 크리에이티브 산업의 미래 구상: 슬로워크,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나? 


두 번째는, 슬로라운드의 패널입니다. 선정된 주제에 대해 좋은 의견을 들려줄 수 있는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를 모시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효과적인 대화를 위해 우선 패널 인원을 최대 5명으로 제한했습니다. 그리고 슬로워크의 고객, 같은 업계의 전문가, 슬로라운드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한 전문가들을 패널로 섭외했습니다. 다행히 초청한 전문가 대다수가 패널 참석을 승낙하여 슬로라운드 진행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슬로라운드의 전체적인 진행은 사전에 계획한 아래의 절차를 따랐습니다. 


- 패널 참석자들은 주제에 집중하고 자유롭게 토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슬로라운드 진행 장소의 중앙에 마련된 테이블에 사회자와 함께 둘러앉습니다. 

- 슬로워커들은 패널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경청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패널 테이블 바깥쪽에 모두 둘러앉습니다. 

- 먼저 패널들이 슬로워크의 현재 모습과 회사를 둘러싼 경영환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ITF에서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의 진행 경과와 리서치 결과를 발표합니다.

- 발표 후, 라운드 1과 라운드 2로 슬로라운드 토의를 진행합니다. 사회자는 대화가 라운드마다 잘 진행되도록 대화의 흐름을 살피되, 패널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개입하지 않습니다.  

- 라운드 1과 라운드 2가 끝나면 구성원들이 직접 패널에게 질문하거나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으로 이어서 진행합니다. 



아무래도 패널과 구성원 모두 이런 방식이 처음이다 보니 계획대로 진행은 되었지만, 분위기가 무르익는 데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라운드 2에서부터는 사회자가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모든 패널 참석자가 예리한 분석과 좋은 의견을 주셨습니다. 


슬로라운드: 이름은 라운드테이블인데 네모난 테이블에서 진행했습니다.

▲ 슬로라운드 상황: 이름은 라운드테이블인데 진행은 네모난 테이블에서 진행함.



▲ 슬로라운드 패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염재승 대표(텀블벅), 김창준 대표(애자일 컨설팅), 최혜정 캠페인디렉터(세이브더칠드런), 최소현 대표(퍼셉션).


사진에서 진지한 토론 분위기가 느껴지시나요? 논의의 발동이 늦게 걸린 터라 3시간이 너무 금방 가버린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시간도 부족했고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슬로라운드 현장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슬로라운드 결과를 정리하면서도 짧은 시간에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오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패널들의 고견을 모두 공유할 수는 없지만, 꼭 나누고 싶은 몇 가지 메시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 분석과 조사를 통한 진단도 필요하지만, 결국 우리가 어떤 열정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일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리더들이 좋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괴리감을 부추길 수 있다. 좋은 회사가 될 수는 있지만 모든 직원에게 항상 행복을 줄 수는 없고 회사로서의 한계가 존재한다. 채용 단계부터 이런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잘 나간다는 회사들은 강하게 이끌어주는 리더들이 있다. 슬로워크의 리더들은 자신의 신념과 비전을 구성원에게 얼마나 강력하게 이야기하는지, 다독여야 할 때와 강하게 이끌어가야 할 때는 구분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회사의 가치가 막연할수록 혼란이 심해진다."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 컨설팅이나 에이전시는 변수가 너무 많아서 역할과 책임(R&R)이 명료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일에 대해 '내가 할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인 조직이 이상적이다."


"언어의 통일이 중요하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언어로 이야기하도록 해야 한다."


"프로젝트는 한 번에 끝나는 싸움이 아니므로, 프로젝트 하나하나의 결과보다는 학습을 우선시해야 한다. 슬로워크도 프로젝트를 할 때 학습의 측면을 고려하면 좋을 것이다. 학습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하거나 아니면 프로젝트를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업무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을 극복하려면 작업자가 '이것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할 수 있어야 하고, 관리자는 '왜 해야 하는지'를 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마무리: 구사일생 워크숍과 슬로라운드 소감


앞서 진행했던 외부환경 분석, 조직 진단, 이해관계자 설문, 벤치마킹 조사를 진행하면서는 여기저기 숨어 있는 정보와 시사점들을 수집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반면, 구사일생 워크숍과 슬로라운드에서는 앞선 모든 리서치 결과를 검토하고, 재해석하고, 중요성을 가늠하면서 리서치 결과가 정제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가지 깨달은 점도 있습니다. 프로젝트 조직을 넘어 모든 구성원 그리고 외부의 이해관계자들까지 한 자리에서 열띤 논의를 펼치는 것을 보며 리서치를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를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결론적으로, 구사일생 워크숍과 슬로라운드는 Right Now 단계의 리서치 결과와 From Now on 단계의 아이덴티티 수립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가교 구실을 해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글부터는 본격적인 아이덴티티 수립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아이덴티티 공개까지는,








Posted by slowalk

지난주부터 올여름부터 시작한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 과정을 단계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냐?”에서 슬로워크를 둘러싼 외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슬로워크 진단 결과는 ‘보통 회사’”에서 슬로워크  내부 진단 과정과 결과를 소개했는데요. 오늘은 슬로워크가 벤치마킹한 회사들에서 느낀 잘 나가는 회사들의 공통점과 그들을 직접 인터뷰한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려 합니다.


①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② Until Now: 슬로워크 10년, 용하게 살아남았습니다. 

③ Right Now 1: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냐?

④ Right Now 2: 슬로워크 진단 결과는 '보통 회사'

⑤ Right Now 3: 그 회사가 알고 싶다. 

⑥ Right Now 4: 지금이 던킨도넛 먹을 때인가요?

⑦ From Now on 1: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 이렇습니다.

⑧ From Now on 2: 슬로워크 아이덴티티를 공개합니다. 


여러분의 가슴 속, 꿈의 회사는 어떤 회사입니까? 기업문화가 돋보이는 회사, 연봉이 높은 회사, 놀이터 같은 회사, 칼퇴근이 보장된 회사 등 사람마다 가슴에 품은 이상적인 회사의 모습은 제각각일 겁니다. 어찌 되었든 내 회사가 될 일이 없더라도 어떻게 그 회사들은 많은 사람들의 “꿈의 회사” 리스트에 오르게 된 걸까요? 




슬로워크의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에서 벤치마킹을 통해 다른 회사들은 어떤 방향으로 조직을 수립하고, 이끌어왔는지 그들의 과정과 결과를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슬로워크 구성원들에게 어떤 면에서든 조사해 보고 싶은 벤치마킹 대상 조직을 추천받았습니다. 





추천받은 조직 중 슬로워크가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 때 참고할 만한 회사라고 생각하는 회사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회사별 비전, 매출액, 설립연혁 은 물론, 각 회사들이 보유한 기술과 서비스, 조직 특성, 관련 뉴스, 벤치마킹 포인트, 시사점 등을 기반으로 디테일한 조사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조사한 회사는 북미 14개, 한국 11개, 일본·유럽 6개로 총 31개입니다. 다양한 나라를 조사한 만큼 한국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들도 적잖게 있어 우리가 실행할 수 있는 요소들을 한 번 더 걸러 살펴봤습니다.



Insight 1 

대부분 고유의 툴을 보유하며, 자체적으로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벤치마킹 리스트에 오른 회사들은 Wollf Olins처럼 전통적인 디자인 회사도 있지만, 제니퍼소프트처럼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CCC처럼 공공공간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회사가 리스트에 포함되었습니다. 이들 대부분 다른 회사들과 견주어볼 때 그들만의 무기가 있었습니다. 그중 디자인 회사들은 구성원이 직접 기획한 내부 프로젝트를 사업화하거나, 이를 클라이언트 잡과 구분해 회사 포트폴리오를 견고히 하거나 자체 서비스를 만드는 등 내부 프로젝트를 외부 홍보 요소로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사점

현재 슬로워크는 stibee, 블로그, vote for green, sloday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구성원보다 회사가 주도적으로 기획, 확장해가는 프로젝트로, 구성원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Insight 2 
A에서 Z까지 해드립니다.

벤치마킹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맨 처음 “애매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업종을 구분할 때였습니다. 웹디자인, 편집디자인처럼 한 가지 서비스로 명확히 구분된 회사보다 디자인에 컨설팅 영역을 포함해 “Total Design Service”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는 회사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질 좋은 생활용품을 판매하던 무인양품이 어느새 그 생활용품이 놓일 공간인 집까지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서비스에서 시작한 이들이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었던 기반은 무엇이었을까요? 하루아침에 서비스를 확장하기 보다 점진적인 인프라 구축과 분야별 전문가 영입을 통해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추측해볼 수 있었습니다. 

시사점
지난 10년간 슬로워크는 인쇄와 웹 디자인을 기반으로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제는 브랜딩과 캠페인 기획, 커뮤니케이션도 다루고 있고 앞으로는 종이와 웹을 넘어서는 서비스 디자인으로 디자인 반경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만한 전문적인 인프라를 갖춰야 하며, 그것이 어렵다면 기존의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보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Insight 3 

꿈의 직장도 단점이 있다. (Glassdoor, 잡플래닛 리뷰 참고)


이번에 작성한 벤치마킹 리스트는 리스트를 작성한 구성원들 개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잘 실현하고 있는 회사 위주로 리스트를 완성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미국 기업의 단면을 보여주는 Netflix의 경우 평가가 상시 이루어지며 탁월함을 보이는 직원에게는 큰 보상이 있지만,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즉시 해고합니다. 즉 자신의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이지만, 그 탁월함을 증명하지 못하는 순간 천국에서 지옥으로 바뀔 수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ustwo에서는 업무 환경, 프로젝트 운영 등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스스로 동기부여를 통해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지 않으면 개인적 성장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특별히 관리자(management)가 없으므로 자신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며 업무 환경에 대한 안정감이 부족합니다.


pxd 개인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어 있으며 내부 교육 프로그램이 탁월합니다. 구성원의 일과 삶의 균형 부분에서는 다른 부분에 비해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리프레시 휴가 기간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시사점

모든 부분을 만족시킬 수 있는 회사는 아마 없을 겁니다. 누군가는 개인의 성장을 원하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자신의 개인 여가 시간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업무상 자율을 얻는 대신 스스로 모든 일을 조율하며 자신이 하는 업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고 업무를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높은 금전적 보상을 바라는 이는 그만큼 혹독한 평가와 자기 성장을 증명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업무를 해야 할 겁니다. 이처럼 장점의 뒷면에는 그것을 얻기 위한 희생이 뒤따른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단점을 최소화하는 복지/운영방침/업무환경을 만들려면 어떤 노력과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어떤 부분을 선택하고 어떤 부분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슬로워크의 슬로워크 다운 모습일까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웹을 기반으로 조사한 자료들을 수집, 분석한 내용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기업 리서치를 하다 보니 실제 직원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모아온 31개 리스트를 기반으로 ITF에서 각 기업 중 대안적이거나 본받을 만한 제도를 가진 기업은 직접 인터뷰를 했습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기업은 도도포인트를 만든 스포카 spoqa입니다.


실제로 만나본 스포카는 시작한 지 3년 된 스타트업 답게 기록하고,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 활발히 변화하는 조직이었습니다. 이슈에 대해 항상 아카이빙하여 추후 관련 프로젝트에 이용하거나, 리뷰를 통해 성장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를 계속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회사와 잘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채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채용 후에는 조직에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제품을 다 사용해보고 부족한 점을 리스팅하고, 해결하는 과정의 bootcamp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그 해결방안을 찾아가는 스포카의 기업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 서로 확인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프로젝트 과정상 문제가 있을 시 즉각적으로 TF팀을 구성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때문에 스스로 “TF천국”이라 말한다고 합니다. 자유로운 문제 제기와 이를 수용하고 문제점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돋보인 스포카. 무엇보다 서로 스스럼없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조직문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수영장이 있는 회사, 신의 직장, 한국의 구글 등 제니퍼소프트를 부른는 이름은 다양합니다. 이런 별칭들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스스로를 신의 직장이라 내세운 적은 없지만,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는 그들의 기업문화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제니퍼소프트를 방문했습니다. 


제니퍼소프트는 구성원에게 빽빽한 규정을 늘어놓는 대신 명확한 지향점을 제시하고 이를 따라올 수 있도록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회사입니다. 철학과 관점은 넷플릭스와 유사하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개인의 자율을 중시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기업의 모습은 구성원이 스스로 성장하면서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조직 문화와 내적 동기의 토대를 회사가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회사에서는 명확한 지향점을 모든 구성원이 공감하고 따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설득하고 체득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만큼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적당한 갈등과 논쟁은 바람직하며, 다만 선을 지키는 회사 차원의 방침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조직문화 뿐만 아니라 수익에서도 구성원을 위해 좋은 고객을 선별하는 결단도 중요한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높은 역량과 평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제니퍼소프트의 수영장은 외부의 이용이 많아져 관리가 어려워 잠시 휴장 중이라 합니다.



Forum One은 미국의 비영리조직 대상 디지털 에이전시입니다. 대부분의 업무가 비영리조직과 정부 기관인 Forum One은 비영리 이슈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 감각과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 3가지가 조화롭게 구성된 기업입니다. 고객집단이 슬로워크와 비슷하여 그 성장 배경이 더욱 궁금했는데요. 마침 Forum One의 UX 디렉터를 맡고 계시는 박남호 님이 한국에 오셔서 슬로워크와 인터뷰를 해주셨습니다.  


Forum One은 전문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수직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전략, 디자인, UX, 개발, 유지보수를 한 회사에서 같은 인원들이 할 수 있는 Full Service가 특징인 디지털 에이전시입니다. 이들의 시작은 작은 니치 에이전시였습니다. 처음에는 기술을, 그다음에는 UX를 강화하며 회사가 성장하였고, 최근에는 크레이티브를 강조한 Full Service 에이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는 처음으로 디자인 디렉터를 임원으로 승진시키며 새로운 변곡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시장 변화에 맞춰 발전해온 회사인데요. 회사는 물론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직원들에게 성장 기회를 주려면, 회사가 지속적으로 연간 15~20% 성장해야 하며 3~4년마다 큰 변화가 일어나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큰 영향력 있는 클라이언트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이 필요한 영역을 서포트 하는 것을 이상적인 사업 모델로 생각합니다. 


작은 클라이언트와 진행하는 작은 프로젝트 중 재미있는 것들이 많지만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캐시카우를 고정적으로 유지해 고정수입을 만듭니다. 재미없는 일이지만 유지/보수 등의 고정수입이 있다면, 다른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캐시카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pxd는 사용자 관찰을 통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컨설팅해 드리는 전문가 그룹입니다. 외부에는 pxd의 블로그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슬로워크에서 pxd를 방문했을 때에도 pxd의 블로그와 사내 교육에 대해 많은 질문과 답을 얻어왔습니다.


pxd는 전문가 집단이라는 외부의 기대가 커 그만큼 프로젝트 마다 더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대표님의 예전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가 “빠르게 전문가가 되는데 있어서의 전문가”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pxd 구성원들은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고 제안한다고 합니다. 먼저 연구나 스터디는 회사보다 구성원이 먼저 제안해 개인이 시간을 내어 진행하거나 사내교육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때 개인이 필요하다면 책, 자료 구매, 세미나 참여 등 업무와 연관성이 많다면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고 합니다. 이렇게 개인들의 교육 활동이나 스터디는 직접 참여한 개인이 pxd 블로그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전문적 글이 많아 외부에서는 pxd가 전문가들이 많은 회사라고 평가하는 기반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pxd는 한 사람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프로젝스 시작부터 디자이너가 함께 참여해 그래픽 디자이너의 역할을 점점 더 넓히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클라이언트의 이해가 부족해 어려움도 있었지만 산출물의 퀄리티가 높일 수 있고 디자이너와 기획자간 협업도 경험이 쌓이며 좋아지고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벤치마킹을 통해 다양한 모습의 회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회사들을 알아본 이유는 앞으로 10년 후가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얼어붙고, 시장은 축소되며 다양한 방면에서 경쟁자들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은 사뭇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우리 모두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총 31개의 기업을 조사했습니다. 어떤 기업은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기업은 뉴스나 실제 근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좋은 회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좋은 회사, 너무나 많았습니다. 앞으로 10년, 그들과 나란히 가기 위해 그들에게 배울 점과 슬로워크가 지양할 모습, 슬로워크가 지향할 모습에 대한 많은 논의가 오갔습니다. 이번 아이덴티티와 그 후에 만들어질 TF들이 만들어갈 슬로워크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마지막으로 아이덴티티 공개까지는,








by. 사슴발자국


Posted by slowalk

슬로워크는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과정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Right Now 단계 중 외부 환경 분석인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냐?'에 이어 조직의 현재 모습을 진단한 과정과 결과를 전하려고 합니다. 


①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② Until Now: 슬로워크 10년, 용하게 살아남았습니다. 

Right Now 1: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냐?

④ Right Now 2: 슬로워크 진단 결과는 '보통 회사'

⑤ Right Now 3: 그 회사가 알고 싶다. 

⑥ Right Now 4: 지금이 던킨도넛 먹을 때인가요?

⑦ From Now on 1: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 이렇습니다.

⑧ From Now on 2: 슬로워크 아이덴티티를 공개합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죠.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이 말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반대의 문구도 있습니다. 부지피부지기 백전필태(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 , 상대를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움에서 반드시 위태롭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자신을 아는 것이 위태롭지 않기 위한 하나의 필수 요건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슬로워크가 전쟁터에서 전쟁하는 것도 아니고 적으로 여기는 누군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위태롭지 않기 위해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말은 공감이 갑니다. 어떤 목표를 두고 경쟁이나 협력을 할 때, 먼저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현재의 모습에서 정확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슬로워크는 외부의 환경을 분석하는 작업과 함께 조직의 현재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몇 가지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슬로워크 조직 진단의 관점


'우리의 모습을 어떤 관점으로 살펴봐야 할까?' 

슬로워크는 조직을 진단하기 전에 이 질문을 먼저 던졌습니다. 관점에 따라 조직을 진단하는 범위나 요소 그리고 활용하는 도구들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는 회사의 미션을 재정립하고 포괄적인 정체성을 큰 틀에서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우선 목적이었기 때문에 전략, 조직구조, 조직역량과 같이 세부적인 진단은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신, 다음의 두 가지 관점에서 조직 현황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1) 내부평판 관점

슬로워크가 착한 회사 또는 친환경적인 회사라는 외부의 평판과 인식은 평소에도 많이 접했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진행된 외부 이해관계자 설문을 통해서도 잘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내부 구성원인 슬로워커들이 회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과 평가가 분명하게 공유된 적이 드물었고 새로운 방향을 수립할 때 중요한 고려요소로 다루어진 경우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진단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내부평판 현황을 파악하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었습니다. 


2) 지속가능성/사회적 영향 관점

이 역시 1) 번의 동기와 비슷합니다. '슬로워크가 대외적으로는 착하고 친환경적인 회사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조직 차원에서 그런 철학과 가치를 실천하는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러한 가치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금의 모습에서 어떤 요소들이 먼저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 나올까?' 이제까지 이런 질문을 제대로 던지고 답해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속가능성/사회적 영향 관점에서 조직의 전반적인 현황을 파악해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관점에 기반을 두고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1) 일하기 좋은 기업(GWP) 평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GWP 분야와 항목을 참고하여 진행했습니다.

2) 직원 행복지수 평가: 삼성경제연구소(SERI)의 연구보고서 내용을 참고하여 진행했습니다.  

3) 지속가능성/CSR 진단: B impact assessment, SA8000, UNGC self assessment tool을 통합적으로 참고하여 자체 진행했습니다. 

4) 슬로워크 평판 진단: 자체적으로 설문을 구성하여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중 3) 번을 제외한 나머지들이 주로 구성원의 설문에 의존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슬로워커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정확하고 냉철하게 자기 생각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각 진단의 목적과 의미를 구성원에게 공유하고, 내용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통해 구성원의 생각이 왜곡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기준을 정한 것이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5점 척도로 응답 방식을 구성하다 보니 두 개의 점수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 때는 항상 보수적으로 즉, 더 낮은 점수에 응답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야 관심을 두고 살펴봐야 할 이슈들이 좀 더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을테니까요.  



조직 진단의 결과


슬로워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기적으로 모든 슬로워커들이 모인 자리에서 진행 과정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조직 진단 결과는 8월에 전 구성원이 모인 자리에서 공유되었었는데요. 그때 상황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ITF(아이덴티티 프로젝트 태스크포스)에서 결과를 발표하면서 결과를 요약한 한 마디는 이것이었습니다. 


"현재의 슬로워크는 그냥 '보통회사'입니다"


이 말을 듣고는 많은 구성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슬로워크는 보통회사와는 무언가 다른 회사라고 많은 구성원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장된 표현이 아니냐고요? 관점에 따라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슬로워크가 조금 냉철하게 스스로를 보통회사로 진단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구성원들이 회사에서 느끼는 만족도와 행복감이 다른 회사들에 비해 높은지 모르겠다. 


먼저 슬로워크가 일하기 좋은 기업인지에 대해서는 분석 결과 모든 슬로워커 중 절반을 조금 넘는 54% 정도만이 슬로워크는 훌륭한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5%가량은 일하기 좋은 회사가 아니라는 답변을 했고, 30%는 그냥 보통 수준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기대했던 것만큼 긍정적인 결과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 다니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사 생활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고 응답한 슬로워커는 절반에 못 미치는 43% 정도였습니다. 다수의 구성원이 슬로워크에서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는 배우는 것도 있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돼서 좋다고 했고 회사 내에서의 관계에 대한 만족감도 낮지는 않았지만, 슬로워크에서 정서적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경우는 기대했던 것보다 적었습니다. 


가장 심각하게 보였던 부분은 구성원들이 일하면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와 최근에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응답한 결과였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구성원이 일만이 아닌 복합적인 고민을 안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슬로워크를 아는 외부의 사람 중에는 주로 회사를 칭찬하고 부러움을 표현해준 분들이 훨씬 많았는데, 내부의 슬로워커들 중에는 회사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 구성원들도 상당수라는 점을 통계로 확인하고 나니 앞으로 치열하게 고민하며 노력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로워크를 다니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과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직접 받아보았는데요. 여기에서도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같은 제도와 업무 환경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이 있고 또 누구는 좋아하는 모습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내부평판에 대한 여러 가지 조사 결과를 보면서 느낀점은 '아, 다른 회사에 있는 불만이나 문제가 슬로워크에도 다 있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회사를 정말 좋아하는 구성원들도 많지만요. 여하튼, 말 그대로 '보통회사'네요.


2) 지속가능성 측면의 현재 모습이 일반적인 회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슬로워크는 아이덴티티를 수립하기 전부터 지속가능성을 회사의 가치와 철학에 잘 녹여내고 싶은 바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조직의 현황을 진단할 때도 과연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슬로워크의 모습은 어떨지가 가장 궁금한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지속가능성 역량 진단은 CSO인 장수하늘소 발자국이 맡아서 일반적인 회사를 심사하고 평가하는 기준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진행을 해보았는데요. 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굵은 파란색 글씨가 매우 잘하고 있는 부분, 작은 크기의 파란색 글씨가 나름 잘하고 있는 부분, 작은 크기의 붉은색 글씨가 개선이 필요한 부분, 굵은 붉은색 글씨가 상당히 잘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지속가능성 진단 결과는 평소에 우리가 고민하고 노력하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슬로워크는 구성원이 어떻게 하면 야근과 휴일근무를 많이 하지 않고 개인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정말 깊이 고민하고 있는데요. 그와 별개로 회사가 운영되는 현실을 살펴보니 상황에 따라 상당히 격무에 시달리는 현실이 존재하고 이런 현실은 지속가능성 관점에서는 외면할 수 없는 이슈로 나타났습니다. 노동기본권 부분도 구성원 중 다수는 개인에게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슬로워크의 장점이라고 했지만, 지속가능성 진단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명확한 제도로 갖추어져 있지 않아 언제든 후퇴할 수도 있다는 위험성에 더 무게중심을 두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슬로워크의 전반적인 지속가능성 역량을 진단해보니, 역시 보통회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물론, 진단은 냉철하게, 평가는 보수적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3) 그 외에도 일반적으로 어느 회사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점들이 적지 않았다. 


슬로워크 진단의 관점과 직접 연관성을 가진 1), 2) 번 이유 외에도 조직 진단 과정에서 발견된 내용은 더 있었습니다. 소셜임팩트 관점에서 슬로워크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합한 모델인가? 여기에 대해서도 의문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슬로워크의 철학과 가치가 경영시스템으로 잘 구현되어 있는가? 이 또한 여력이 부족한 여느 회사들처럼 슬로워크가 지켜내고자 하는 가치와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 간의 괴리가 포착되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결과들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슬로워크가 아직은 보통회사라는 현실 인식이 구성원에게도 어느 정도 수긍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직 진단 결과를 공유한 이후로 슬로워커들은 지금의 슬로워크를 보통회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혹시 슬로워커들에게 슬로워크가 좋은 회사라고 칭찬을 해주셨을 때 아래와 같이 겸연쩍은 반응이 나오더라도 이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전에는 칭찬을 들으면 마냥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은 '아, 더 잘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가?


조직 진단의 결과 좋은 요소들도 여럿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잘 못 하는 점들을 중심으로 슬로워크의 민낯을 파헤치고 드러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개인과 집단은 항상 자신에게 관대한 성향을 지니고 있기에 오히려 지금의 모습을 좀 더 냉철하게 바라볼 때 미래의 이상을 위한 로드맵도 더 정확하게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후에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직 진단 결과가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일단 치부가 공개되면 외부에서 계속 주시할 것이기 때문에 안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설사 지금 현실적으로 개선이 어려운 문제이더라도 계속해서 고민을 안고 갈 수 있으니 언젠가는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지 않을까요?


어쨌든 조직 진단 결과를 보며 결론 내린 슬로워크의 현재 위치는 바로 다음 매트릭스의 중간에서 살짝 아래, 조직문화와 지속가능성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새로운 아이덴티티가 어떻게 만들어질지는 모르지만 일단 시작은 저 지점이라는 것에 모든 구성원이 공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직 진단 결과가 기대보다 낮게 나왔다고 구성원들이 의기소침해진 것은 아닙니다. 조직 진단 활동과 결과, 그리고 개선을 위한 노력이 슬로워크의 미래를 위태롭지 않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그리고 아이덴티티 공개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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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슬로워크가 진행한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슬로워크 10년, 용하게 살아남았습니다.”에서 지난 10년간 슬로워크가 겪어온 일을 되돌아보며 슬로워크 내부의 이야기를 소개했다면, 오늘은 슬로워크 외부의 이야기, 슬로워크를 둘러싼 외부 환경을 분석한 과정과 결과를 소개합니다.


① 슬로워크 아이덴티티 수립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Until Now: 슬로워크 10년, 용하게 살아남았습니다. 

③ Right Now 1: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냐?

④ Right Now 2: 슬로워크 진단 결과는 '보통 회사'

⑤ Right Now 3: 그 회사가 알고 싶다. 

⑥ Right Now 4: 지금이 던킨도넛 먹을 때인가요?

⑦ From Now on 1: 아이덴티티 수립 과정, 이렇습니다.

⑧ From Now on 2: 슬로워크 아이덴티티를 공개합니다. 


역할 나누기


슬로워크라면 번뜩이는 영감과 직관으로 거침없이 나아가야 할 것 같지만, 스스로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기에는 영감과 직관만으로는 무리가 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만큼 균형 잡기 어려운 것은 없으니까요. 클라이언트 프로젝트에 대한 외부 환경 분석은 수도 없이 해봤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외부 환경 분석을 본격적으로 해보는 건 거의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거시 환경을 분석할 사람, 산업 동향을 분석할 사람, 그리고 이 분석을 돕기 위한 리서치 소스를 정리하여 공유할 사람으로 역할을 나눴습니다.


모든 위대한 리서치가 시작되는 곳


아래의 단계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1. STEEP 분석 방법*을 사용하여 거시 환경을 분석했습니다.

  2. 슬로워크가 속한 디자인 산업(특히 디자인 에이전시 업계)의 동향을 분석했습니다.

  3. 거시 환경 분석과 산업 동향 분석 내용을 종합하여 위협 요인과 기회 요인으로 분류했습니다.

  4. 고객, 협력사 블로그 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슬로워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 STEEP 분석은 기업이 속한 산업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요인(Social), 기술적 요인(Technology), Economic(경제적 요인), Ecology(생태적 요인), Political(정치적 요인) 등의 거시적 요인을 파악하는 분석 방법입니다.

** 온라인 설문은 Google 설문, Typeform 등을 사용하면 무료로 쉽게 온라인 설문을 할 수 있습니다.

크고 작은 현상부터 슬로워크와 언뜻 상관 없어보이는 트렌드까지.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히 알고 있는 것부터, 느끼고는 있지만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던 것까지. 어렴풋이 알던 게 있다면 보다 전문적인 자료를 찾아보고 사실을 확인하고 원인과 배경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러다 우리 망하는 거 아냐?"


외부 환경 분석을 하던 슬로워커들 사이에서 나온 말입니다. 변화를  뒤쳐진다는 말은 진부한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분석해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세상은 참 빠르게 변하고 있었고, 슬로워크를 둘러싼 환경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위협 요인 1.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소비 패러다임의 변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결과물을 만드는 것 자체보다는 결과물을 만드는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디자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개된 프레임워크,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활용하면 웹페이지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SquarespaceWeebly, Wix처럼 서비스로 제공되기도 합니다. 이런 서비스를 사용하면 기술적, 디자인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웹페이지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들은 이런 서비스를 통해 디자인 니즈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웹 에이전시에 의존하던 일들이죠.
슬로워크의 고객들 중에는 규모가 크지 않은 영리회사나 비영리단체도 많습니다. 이런 흐름이 확대되고 슬로워크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규모가 크지 않은 영리회사나 비영리단체 대상의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만들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위협 요인 2. 진격의 인하우스 디자인팀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인하우스 디자인팀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2015 In-house Creative Services Industry Report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기업들이 아웃소싱보다 인하우스 크리에이티브 팀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고, 조사 기업 중 단 3%만이 인하우스 규모가 축소됐고, 50%는 스몰사이즈, 33%는 미드사이즈, 10%는 라지사이즈의 인하우스 디자인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인하우스 팀에 일을 주는 이유는, 브랜드 이해도(93%), 제품에 대한 과거 지식(80%), 비용절감(79%), 공통된 목표(78%), 스피드(71%), 고퀄리티 디자인(68%) 등 입니다.
인하우스 디자인팀이 커지고  디자인 측면 뿐 아니라 전략/커뮤니케이션 부분까지 그 영향력이  확장되면 디자인 에이전시가 가지고 올 수 있는 프로젝트의 비중이 줄어들 것입니다. 또는 갑과 을의 종속적인 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에이전시 입장에서는 실력있는 디자이너를 구하는 게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기회 요인 1. 디자인 개념의 변화와 확대: 디자인 융·복합의 시대

다양한 기술의 발전으로 디자인의 융·복합이 다차원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전통적인 수요시장과 구분되는 새로운 수요시장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전통적 디자인 산업은 민간 분야 제조/서비스 산업 혁신에 기여하여 기업의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유발하는 산업이고 새롭게 확장되는 디자인 산업은 민간 및 공공분야의 문제점을 디자인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을 이루는 산업입니다.
이런 디자인 개념의 변화와 확대에 따라 디자인의 기능과 사회적 역할이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그래픽 디자인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디자인 작업의 수요는 낮아질 것입니다. 반대로 창의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작업에서 디자인의 비중과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사업 측면에서는 경쟁해야하는 대상과 영역이 넓어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입니다.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양하면서도 통합적인 지식과 컨설팅 능력을 요구하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켜야 하고, 디자인 개념의 확장 방향을 적극 수용하고 결과물 중심의 디자인 서비스에서 통합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컨설팅 역량을 개발해야 합니다.

기회 요인 2.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확정과 실행

지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개발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가 UN에서 공식 승인되었습니다.
슬로워크는 기존에도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기후,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이와 관련된 자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슬로워크의 고객군에 속한 공공기관, 국제개발 비영리단체들에게 SDGs가 중요하고 중점적으로 지향하는 사업 방향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 SDGs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관심을 가지고, SDGs와 관련된 다양한 실행 및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미리 고민해본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SDGs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지구의 미래를 위한 17개의 목표, SDGs를 소개합니다."를 읽어보세요.

이 외에도 다양한 위협 요인과 기회 요인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요인을 발견했다기보다는,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실질적인 위협이나 기회로 체감하고 있지 못하던 것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한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면 변화에 둔감해지기 마련입니다. 모니터 앞에서 느끼는 것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누군가가 있기 마련입니다.


슬로워크 하면 떠오르는 것은?

외부 환경 분석과 함께 진행한 온라인 설문을 통해 고객, 협력사, 블로그 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슬로워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여러분은 슬로워크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시나요?

* 블로그 독자 설문의 자세한 결과가 궁금하시면 “블로그 설문 결과를 공유합니다"를 읽어보세요.


여러분이 어떤 단어를 떠올리셨다면, 아마 이 단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외부에서 바라보는 슬로워크의 이미지는 어느 정도 정형화 되어 있는 듯 합니다. 내부 구성원들의 생각도 비슷하구요. 사실 궁금했던 건 다른 것이었죠.

많은 분들이 슬로워크에 대해 아낌없이 쓴소리를 해주셨습니다.


평소에 들을 기회가 많지 않은만큼 더 달게 받아야 하는 것이 쓴 소리입니다. 그렇기에 칭찬과 격려의 말은 과감히 생략합니다… (다행히 쓴 소리보다 칭찬과 격려의 말이 더 많았습니다.)


번외편: 디자인 업계 전문지 3년 치 몰아보기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국내 대표 디자인 전문지인 월간 디자인과 CA의 3년 치 내용을 분석했습니다. 양이 방대하긴 했지만 국내/외 디자인 업계의 최근 흐름과 변화를 파악하기에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었습니다. (슬로워크는 월간 디자인과 CA의 장기+열혈+정기 구독자입니다.)

#monthlydesign

펭도(@pengdo)님이 게시한 사진님,


정신과 시간의 방에 쌓여있는 월간 디자인과 CA


그 중 몇 가지 내용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저는 디자인을 다양성이라고 정의하겠습니다. ...(중략)... 무엇보다 디자인의 개념적 정의는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라 할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디자인의 의미는 절대 현재 상태에 멈춰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은 동사입니다." - 데안 수직
  • "장인들과 교류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물건 만들기에만 가치를 두며 외길인생을 살아온 대부분 자신의 물건에 대해 설명하기를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다른사람들 앞에서 자기 물건을 설명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인들이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며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는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마츠초에 미츠코
  • "나는 일을 하면 하면 할수록 디자이너가 산파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재료에 예쁘게 모양을 더하는 일은 점점 줄고 서로가 지닌 가치와 재능을 연결해 조화롭게 만드는것이 디자인이다. 즉 연합하고 계획하는것 말이다. 요즘 내가 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서로 협력해야만 이뤄낼수 있는 것이다." -마탈리 크라세
  • "이제 뉴튼의 시대가 아니라 다윈의 시대다" -팀브라운 ideo 대표

 "2013년을 빛낸 디자이너들의 한마디", 월간 디자인, 2013년 12월호

"사람을 매혹시키는 결과물을 만드는 방법을 천착해온 디자이너는 이제 단순히 취직이 잘되고 이직이 원할하며 높은 연봉을 받는 현실적인 영역에만 자신을 가두어선 안 된다. 만약 콘텐츠의 명확한 방향을 정하는 기획력과 실제로 만드는 구현력, 그리고 유통과 피드백 사이에서 벌어지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 겸비한 디자이너가 출현한다면 동시대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풀루엔서로 진화하는 역사적인 기회가 펼쳐질것이다."

"디자이너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CA, 2014년 11월호

* 월간 디자인, CA 분석 내용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그래서 뭐?

외부 환경 분석은 그 자체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분석 결과를 근거로 우리를 어떻게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과 목표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외부 환경 분석을 하면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인사이트를 접하기도 하고, 여러 트렌드를 관통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발견하기도 하고, 의견을 나누며 앞으로 엉뚱한 상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뒤따라오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뭐?” 아직 질문조차 제대로 정의내리지 못한 단계입니다. 여정은 계속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덴티티 공개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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