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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베를린의 북극곰 크누트Knut를 기억하며

2006년 12월 태어나 베를린 동물원에서 자라며 독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북극곰 크누트 Knut를 기억하시나요?



베를린 동물원의 상징이 되어 동물원에 엄청난 수익을 가져오기도 했던 북극곰 크누트가 지난 19일 연못에서
돌연사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북극곰의 평균 수명이 25~30세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불과 만 4살에 불과했던 크누트의 죽음은 그 원인에 대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고요.

게다가 주말을 맞아 600여 명의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갑자기 일어난 죽음이었기에
사람들의 반응은 더 큰 것 같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어미 북극곰에게 버림받아 사람의 손에 길러진 크누트는 베를린 동물원의 상징이 되어
크누트에 대한 동화책까지 출판되는 등 한때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크누트의 삶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크누트가 점점 성장해가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작고 귀엽지만은 않은 크누트에 대해 관심을 잃어갔고,
어릴 때부터 크누트의 아빠이자 엄마 역할을 하며 길러준 사육사 토마스 되르프라인이 몇년 전 사망하고,
오랫동안 가까웠던 친구 북극곰 또한 죽게되면서 크누트는 우울증을 겪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 크누트의 사망원인 확인을 위한 부검 결과 다른 신체적 이상은 없었지만 뇌손상이
사망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동물원의 동물들에 대한 처우와 동물원이라는 공간 자체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의 움직임 또한 일어나고 있다고 하네요. 

다른 많은 동물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북극곰의 경우 원래 드넓은 활동반경에서 살아가야하는 동물이기에
동물원에서의 삶은 크누트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어미곰에게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북극곰이 크누트뿐만은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도 논란은 존재합니다.
애초에 어미들이 새끼를 방치하는 현상이 자꾸만 일어나는 이유는 동물원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일이라는 주장 때문이죠.


한편, 동물종의 보존과 어린이들의 생태학습을 위해 동물원은 필요하다는 주장 또한 존재하고 있는데요,
지금과 같이 많은 동물종들이 멸종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동물원이 멸종위기 동물종의 보존과
개체수 증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맞지만,

과연 오늘날의 동물원들이 정말 동물종의 보존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보다는 동물을 구경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편이 사실에 더 가까우니까요.



모든 동물원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동물원 동물들의 생활환경에 대한 논란은 늘 존재해왔습니다.
많은 동물원들이 동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 문제들로 지적을 받아왔고요. 

동물원의 존재가 지속되어야 하든 지속되지 말아야 하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동물들은 인간을 위해서, 혹은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생명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치와 존엄성이 부여되는 것이지,
특정한 목적이나 이익에 다라 가치를 부여받는 것이 아니니까요.


by 살쾡이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