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자리에서 슬로워크를 더 슬로워크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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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Slowalk

새로운 자리에서 슬로워크를 더 슬로워크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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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0년 4월부터 슬로워크의 CEO를 맡고 있는 펭도입니다. CEO로서 일을 한 지 딱 열흘째네요. 처음 며칠은 부담이 좀 심했는데요, 훌륭한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회사의 대표를 맡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대학생 때 창업해서 작은 스타트업의 대표를 맡은 적이 있었지만 내가 다니던 회사, 50명이 넘는 동료가 있는 회사의 대표가 되는 것은 엄청나게 다른 일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대표로서의 소감은 나중에 한번 더 공유할게요. 오늘은 그간 저와 슬로워크가 어떤 준비를 해 왔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슬로워크의 근간인 디자인과 디지털 기술에 어릴 적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독학으로 UI 디자인을 배우고, 웹사이트를 만들었어요. 사회 이슈에도 관심이 많아서 인터넷에서 여러 활동을 했습니다. 1997년에는 'Ch.10'이라는 청소년 웹진의 편집장을 맡았어요. 2000년에는 중고교 두발제한에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2002년에는 청소년 선거권 운동을 또래 동료들과 함께 벌였습니다. 2010년에는 디자인 서울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아이라이크서울' 캠페인에 함께했어요. 디자인과 디지털 기술 덕분에 이런 사회 운동의 임팩트를 증폭할 수 있었는데요. 사회적 가치와 기술이 결합했을 때, 그 메시지가 얼마나 크게 확산될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대학생 때 스타트업을 두 차례 창업했는데, 그때는 사회적 가치에 디자인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하는 실험을 했어요. 그 실험은 실패했지만, 이후에 비영리조직에서 사회적기업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점프와 텀블벅 등의 탄생과 성장을 보며 저의 관심은 확신이 되었습니다. 

제가 2012년에 슬로워크에 합류하게 된 것도, 이후 슬로워크와 UFOfactory의 합병을 적극 지지하고 추진하게 된 것도 기술을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디자인과 디지털 기술의 시너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삼청동 사무실, 2012년)

슬로워크에 입사한 뒤로 지난 8년 간 여러 업무를 거쳤어요. 처음에는 외주 프로젝트들의 PM을 맡으면서 핵심 업무를 파악하고 슬로워크의 오랜 이해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몇몇 기업의 지속가능성보고서와 몇몇 비영리조직의 브랜드 프로젝트, 후원관리 프로세스 설계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아요. 그러면서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슬로워크에 거는 기대가 점점 커지는 것도 체감했어요. 물론 그 이유는 동료들이 매번 고객을 놀라게 하는 결과물을 선보인 덕분입니다. 자체 제작하던 달력을 크라우드펀딩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실험도 해봤고요. 여러 업무와 실험을 거치며 장기적으로 슬로워크가 조직과 사회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물이 바로 스티비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이메일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스티비가 탄생했어요. 가까이에 있던 많은 비영리조직에서 주로 한 명의 실무자가 몇 날 며칠을 고생하며 뉴스레터를 만들던 것을 보고, 사용이 간편하면서도 퀄리티를 보장하는 이메일 제너레이터를 만들어 노동강도와 업무시간을 줄이는 데 주안점을 뒀어요. 스티비를 개발하는 와중에는 이메일 마케팅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활용 팁을 전달하는 주간 뉴스레터를 발행했고요. 스티비는 2019년 5월 자회사로 멋지게 독립해 CEO 소사님과 CPO 호열님이 잘 이끌어주고 계시고, 주간 뉴스레터는 '스요레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6년, 슬로워크와 UFOfactory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한 단계 도약해 소셜섹터에서 독보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합병을 결의했습니다. 저는 그 후부터 CEO를 맡기 직전까지 회사의 운영 업무를 책임졌습니다.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로부터 실력과 가치를 인정받고 모두가 재미있게 일하는 조직'이라는 우리의 비전을 향해 창업자인 시스님, 소사님, 그리고 CDO 쭈님과 CCO 광진님을 비롯한 모든 동료들이 함께 노력했어요. 그렇게 합병 결의 후 4년이 지난 지금, 그 목표에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역시, 슬로워커!' / '리더다운 리더' 포스터)

최근에 가장 뜻깊었던 일은 슬로워크만의 행동 가이드를 만들고 평가 체계와 연계한 것입니다. 합병 후 약속한 과제였던 '슬로워크다움'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이를 구체화해 모든 슬로워커가 내재화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었어요. 모든 구성원에게 '우리 모두에게 기대하는 모습'에 대한 의견을 물어서 행동 가이드 초안을 작성했고,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책임/관계/전문성 섹션으로 구분하고 최종 가이드를 만들었어요. 리더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기대가 반영된 가이드를 추가로 만들었고요. 

기업 정체성(미션, 핵심가치, 비전)을 잘 만들어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간 내부에서 정체성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기도 했는데, 이번에 만든 행동 가이드는 현시점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슬로워크는 이 가이드에 따라 분기별로 평가를 하고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모두 잘 지켜주시는 덕택에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상황에서도 늘 하던 것처럼 혼란 없이 업무를 이어 나가고 있어요. 이런 동료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이 자랑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슬로워크의 미션)

슬로워크는 앞으로도 디자인과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조직과 사회의 변화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계속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저는 탁월한 동료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계속해서 갖춰나가도록 지원하는데 힘쓸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미션의 두 번째 구문 “이러한 변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것”을 위해 소셜섹터에서 임팩트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는 슬로워크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것입니다. 이미 '오렌지레터'가 잘해주고 있는데, 더 큰 임팩트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이제 저에게 남은 과제입니다. 

서로에게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때입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어서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어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CEO 변경 소식을 전하면서 많은 성원을 받았는데, 그만큼 저희도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펭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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