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and&Design

노래로 듣는 좋은 디자인의 정의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일까요? 예쁘고 귀여운 것, 심플하고 세련된 것, 화려하고 칼라풀한 것 등 디자인이 표현되는 방법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오늘은 영감을 주는 다양한 분양의 이야기를 나누는 크리에이티브모닝스(Creative Mornings)의 강연 중, 좋은 디자인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하는 짧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강연의 주인공은 산업, 제품 디자인을 포함,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core77의 담당자이자 School of Visual Arts의 제품 디자인 석사과정 최고 책임자이기도 한 앨런 초치노프(Allan Chochinov)입니다. 그는 디자인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하나의 노래로 흥미롭게 표현했습니다. Henry와 Elisa라는 두 남녀의 대화를 담은 'There is a hole in the bucket'이라는 노래로 강연은 시작됩니다.


H: There is a hole in the bucket, Elisa, Elisa. There is a hole in the bucket, Elisa, a hole.

(일라이사, 일라이사, 양동이에 구멍이 있어요. 일라이사, 양동이에 구멍이 났어요.)

 

E: So, fix it. Dear henry, Dear henry, Dear henry. So fix it. Dear henry, Dear henry, fix it.

오, 헨리, 헨리, 헨리, 그럼 고쳐야죠. 헨리, 헨리, 그럼 고쳐요.

 

H: With what shall I fix it? Elisa, Elisa. With what shall I fix Elisa, with what?

일라이사, 일라이사, 뭘로 고쳐요? 일라이사, 뭐로 고쳐야 하나요? 뭐로요?

 

E: With some straw. henry. Use some straw. henry

헨리, 짚으로요. 헨리, 짚을 사용해요.

 

H: But, this straw is too long. much too long, much too long.

근데, 짚이 너무 길어요. 길어도 너무 기네요.

 

E: So, cut it dear Henry., Dear henry. Dear henry. so cut it. Dear henry. Dear henry.

오, 헨리. 헨리, 헨리, 그럼 잘라요. 헨리, 헨리, 그럼 짚을 잘라요.

 

H: With what shall I cut it? Elisa, Elisa. With what shall I cut it? Elisa, Elisa, with what?

일라이사, 일라이사. 뭐로 잘라요? 일라이사, 뭐로 잘라야 하나요? 뭐로요?

 

E: With an axe, henry. Use an axe. henry.

헨리, 도끼로요. 헨리, 도끼를 써요.

 

H: Dull. That only axe is too dull. much too dull.

무뎌요. 하나밖에 없는 이 도끼는 날이 너무 무뎌요. 너무 무뎌요.

 

E: So, sharpen it. Dear henry. Dear henry. so, sharpen it. Dear henry. Dear henry sharpen it.

오, 헨리. 헨리. 헨리. 그럼 날을 갈아요. 헨리. 헨리. 그럼 날을 갈아요.

 

H: with what shall I sharpen it? Elisa. with what shall I sharpen it? Elisa.

일라이사, 일라이사. 뭐로 갈아요? 일라이사, 뭐로 날을 갈아야 하나요?

 

E: Use a stone. Dear henry. Dear henry. Dear henry. Use stone. Dear henry. Dear henry. Use stone.

오, 헨리. 헨리. 헨리. 돌을 써요. 헨리. 헨리. 돌을 써요.

 

H: But the stone is too dry. much too dry.

근데, 돌이 너무 말라있어요. 너무 말랐어요.

 

E: Then wet it. Dear henry. Dear henry. Dear henry. then wet it. Dear henry. Dear henry. wet it.

오, 헨리. 헨리. 헨리. 그럼 적셔요. 헨리. 헨리. 그럼 적셔요.

 

H: With what shall I wet it? Elisa. Elisa. With what shall I wet it? Elisa, with what?

일라이사, 일라이사. 뭐로 적셔요? 일라이사, 뭐로 돌을 적셔야 하나요?

 

E: Use some water. henry. Use some water. henry.

헨리. 물로요. 헨리, 물을 써요.

 

H: With what shall I fetch? Elisa, Elisa, Elisa. With what shall I fetch? Elisa, Elisa, with what?

일라이사, 일라이사. 뭐로 길어와요? 일라이사, 뭐로 물을 길어와요?

 

E: With bucket. Dear henry. Dear henry. Dear henry. With bucket. Dear henry. Dear henry. bucket.

오, 헨리. 헨리. 헨리. 양동이요. 헨리. 헨리. 양동이를 써요. 

 

H: There is a hole in the bucket, Elisa, Elisa. There is a hole in the bucket,Elisa a hole.

일라이사, 일라이사. 양동이에 구멍이 있어요. 일라이사, 양동이에 구멍이 났어요.

 

H: There is a hole in the bucket, Elisa, Elisa. There is a hole in the bucket, Elisa a hole.

일라이사, 일라이사. 양동이에 구멍이 있어요. 일라이사, 양동이에 구멍이 났어요.

 

la la la la la.. song ends.

라 라 라 라 라.. 노래가 끝난다.


양동이에 구멍이 뚫렸다는 가사로 시작해서, 돌고 돌아 결국에는 양동이에 구멍이 뚫렸다는 가사로 마무리하는 노래입니다.




노래에 나오는 헨리는 양동이에 구멍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노래에서 헨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양동이입니다. 그러나 헨리의 문제를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주어진 문제나 이슈를 최대한 넓고 직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 노래는 헨리가 정말로 필요한 것은 양동이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용기나 그릇이 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액체(물)를 담고, 운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행위 중 하나는 콘텍스트(문맥)에 대한 질문과 사고를 갖는 것입니다. 헨리가 물을 운반하려고 하는 것이라면, 헨리의 상황에 적합한 것은 양동이가 아니라 히포롤러(굴릴 수 있는 형태의 물통)일수도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사용자의 사용성, (굳이 직역하자면 인체공학적인 부분)에 대해 고려하는 것입니다. 헨리의 양동이에 생긴 구멍을 메꾸는 것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양동이에 구멍이 왜 나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보는 예를 드는데요. 양동이가 멀쩡한데 손잡이가 잘못 디자인되어 물을 길을 때마다 부딪히는 바람에 양동이에 구멍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가정합니다.




세 번째로, 인문, 사회적인 접근을 말합니다. Allan은 헨리가 어떠한 사람인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접근으로 본다면 헨리가 가지고 있는 양동이의 구멍보다는 일라이사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헨리와 일라이사의 관계가 더 걱정된다고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시각에서 보는 중요성도 이야기합니다. 클라이언트도 헨리처럼 'There is a hole in our bucket'이라고 말하며 디자이너에게 문제를 던집니다. 어떤 클라이언트냐에 따라 특별한 용기를 만들 수도 있고, 용기가 아닌 시스템이나, 브랜드, 또는, 양동이에 담을 수 있는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 수도 있다고 합니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빠지지 않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참을성 없이 찡찡대는 어린애처럼 뭔가가 고장 나면 고칠 생각도 하기 전에 새것을 손쉽게 사버린다고 합니다.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무언가를 고치는 기술, 재료에 대한 지식을 쌓기를 권유합니다. 스스로 고치고 만드는 양동이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Allan은 디자인이 어려움에 빠지는 문제점과 디자인 문제 해결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디자인에서 디자이너들이 가장 쉽게 어려움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 무언가가 잘 안 풀릴 때, 문제의 처음으로 돌아가기보다는 풀리지 않는 문제에 자꾸 디자인적인 대안을 얹는다는 것인데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다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The hole in the bucket)은 기회와 능력, 합리적 사고 간의 힘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해볼 수 있는 것(might do)', 

'할 수 있는 것(can do)',

'꼭 해야만 하는 것(oughta do)'을 다양한 시각으로 점검하고 조절,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Allan의 생각은 디자인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디자이너로서 클라이언트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예쁘게, 멋지게, 깔끔하게 해주세요' 세 가지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이러한 말의 공통점은 모두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다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시안을 가지고도 보는 사람에 따라 여러 가지 반응을 보이는 것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Paul Rand도 10명에게 같은 시안을 보여줘도 10개의 다른 반응이 나오는 것이 디자인이 힘든 일인 이유 중 하나라고(관련 글 보기) 설명했습니다.


예쁜 것을 만드는 일도 어려운 일이지만, 내가 보기에 예쁜 것, 여러 시안을 만드는 것보다 먼저 '어떤 디자인이 필요할까?, '어떤 디자인이 적합할까?'를 질문해보고 알맞은 디자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료 출처: Creativemornings


by 토종닭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