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환경 분야의 가장 큰 문제이자 식지않는 뜨거운 감자와 같은 존재인 기후변화. 기후변화 문제는 여러 자연다큐멘터리나 환경 관련 방송, 기사 등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기도 하고, 또 슬로워크의 블로그에서도 자주 다루었던 이슈 중 하나입니다.
온난화, 가뭄과 농작물 흉작, 사막화, 이상 기후,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 미치는 크고 작은 영향은 셀 수 없을 정도 이지요. 그렇다면 기후변화가 인간 이외의 다른 생물들에게 가져오는 가시적인 결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음 여섯 가지 생물종들의 사례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클라운피쉬의 청각장애
픽사의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로 더욱 유명한 클라운피쉬는 오렌지색을 띄는 예쁜 생김새 덕분에 관상어로도 인기가 높은 물고기입니다. 그런데 공기중에 탄소의 함유량이 높아지고 이 탄소가 바닷물에 흡수되어 바닷물이 산성화되면서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본 등에 걸친 태평양 중부와 서부에 서식하는 이 온순한 물고기들이 귀머거리가 될 위험에 처했다고 하네요.
'청각장애 물고기'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물고기에게는 특별히 눈에 보이는 '귀'가 달려있지 않기 때문에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실은 물고기의 주요 감각기관 중 하나가 바로 이 청력이라고 합니다. 외이(外耳)는 없지만 안쪽에 내이(內耳)를 지니고 있는 물고기들은 물속의 소리와 공기중을 통해 들어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사람보다 낮은 주파수의 소리도 감지할 수 있어서 파장이 아주 적은 저음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물고기들에게 청력은 먹이 또는 포식자의 위치를 감지하여 생존해 나가는데에 아주 중요한 기관입니다. 심지어 낚시를 할 때에도 소리로 물고기를 쫒거나 혹은 불러들일 수도 있다고 하니까요.
2. 진화 속도의 변화
지구상의 생물들은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수 세대에 걸쳐 크고 작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게 되면서 동식물종들이 환경에 변화하기 위한 진화가 이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주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현상은 생태계에 미치는 교란도 문제겠지만 특정한 생물종들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그나마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생물들은 살아남을 수 있지만,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생물들은 결국 도태되어 멸종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죠.
3. 성장이 멈춘 산호들
바닷 속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숲을 이루는 산호들. 육지 위의 숲들이 그러하듯이 바닷속의 숲인 산호섬은 수 많은 어종들이 살고있는 삶의 터전입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산호들의 성장 속도를 급격히 낮추거나 심하게는 그대로 멈춰버리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산호숲속에서 잠을 자거나 알을 낳고, 포식자로부터 숨거나 먹이를 먹기도 하는 수많은 어종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4. 새들의 죽음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은 조류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유타주립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식환경의 평균기온이 섭씨 3.5도만 상승해도 600~900여종의 조류가 멸종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우리나라 처럼 계절 변화도 뚜렷하지 않고 기온 변화 또한 크지 않은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조류의 경우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5. 생물들의 몸집 변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만(灣)과 포인트 라이스 국립해안(Point Reyes National Seashore)에 서식하는 새들은 지난 27~40년간의 세월에 걸쳐 점차 몸집이 커졌다고 합니다. 이는 환경변화에 대비해 새들이 몸 속의 지방축적량을 더 높이기 위해 일어나는 현상이거나 새들이 먹는 식물들의 생태가 변화해 일어나는 현상일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여기에는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겠지만 새들이 환경의 변화에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현상에도 멸종이나 자연도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 긍정적인 반응인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하는군요.
반대로 외부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냉혈생물들의 경우 지구온난화로 인해 평균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몸집이 줄어들게 된다고 합니다. 더우면 땀이나 침과 같은 체액을 배출해 체온을 조절하는 보통의 포유류와 는 달리 체온조절 능력이 부족해 겨울잠이나 여름잠을 자는 개구리, 뱀, 도마뱀 등의 냉혈동물(=변온동물)들은 지구의 온도가 변화하는 지구온난화, 기후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겠지요.
사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나 생선의 가격 등의 간접적인 부분 외에 사람이 지구온난화,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직접 몸으로 느끼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변화, 지구온난화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무뎌지기 쉬운 것 같고요. 하지만 인간과는 달리 자연환경의 변화에 따라 종족 보본의 위협을 느끼기도 하는 동식물들로서는 아주 직접적인 문제상황일 것입니다.
1도, 2도의 온도 변화는 우리에게는 그리 큰 차이가 아닌 것으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지구의 기온이 2도만 상승해도 그 여파로 인해 황제 펭귄의 50%, 아델리 펭귄의 75%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구 온난화 현상이 지구상의 생명체에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지요. 지구에는 각각의 동물들이 따로따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먹이사슬, 공생관계 등에 의해 서로 복잡하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결과에 비하면 지금까지의 변화는 시작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by 살쾡이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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