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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Design

중국 어선에 고통받는 우리 바다 "서해中독"



2014년 5월 20일, 서해에 중국 불법 어선 1,103척이 출몰했습니다. 꽃게잡이 철을 맞아 대거 몰려든 것입니다. 이들은 한-중 공동 어업수역인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넘어 서해안까지 근접하여 불법 조업을 일삼습니다. 불법 그물 사용은 물론이고 수십 척의 배를 붙여 대량으로 어획하기도 해 한국 어업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들을 계속해서 단속해오던 곳은 있습니다. 해양경찰인데요, 단속 중 중국 불법 어선의 폭력적인 대응에 순직한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정부는 해양경찰 해체를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이들이 해왔던 일은 누가 해야하는 걸까요? 이 실태를 알리기 위해 고래-소금쟁이-고양이 발자국이 한 팀이 되어 '2014 상반기 슬로워크 버닝데이' 인포그래픽을 제작했습니다. "서해中독"입니다.



1. 방향 및 타이틀


먼저 관련 정보들을 수집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를 논의했습니다. 하루만에 만들어야 하는 인포그래픽이었기 때문에 하나의 강한 메시지를 간결한 그래픽으로 전달하기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중국 불법 조업 정보를 접했을 때 팀원 모두 떠오른 이미지는 '떼로 무섭게 몰려온다' 였고, 바로 그 점 하나만을 강하게 보여주기로 컨셉을 정한 후 타이틀 브레인스토밍을 하기 시작했죠.





마음을 열고 브레인스토밍을 한 덕에 재밌는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후보들 보시죠.


  • 배가 바다처럼 몰려온다
  • 서해中(중)
  • 黃海(황해)와 서해
  • 밀해
  • 짜장면 시키신 분?
  • 훔쳐가는 중
  • 호호서해
  • 서해는 지금
  • 몰려온다해
  • 많아져 가는 것들


중국의 유명한 전술인 인해전술(人海戰術)에서 영감을 받아 나온 '배가 바다처럼 몰려온다', 황해로도 서해로도 불리는 지리적 특수성에 중점을 두어 나온 '黃海와 서해', 다소 비하하는 투이지만 시킨 사람 없는데 자꾸 오는 중국 어선을 풍자한 '짜장면 시키신 분?'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왔습니다. 그 중 짧고 굵은 임팩트를 준 '서해中독'이 선택되었습니다. 사자성어 형태를 띠면서도 중국으로 인한 서해의 아픔이 직관적으로 느껴져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시안




고래-소금쟁이-고양이 발자국 각자 시안을 하나씩 내고, 중간 점검 때 슬로워커 전체의 의견을 받아 그래픽 스타일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충분한 회의 끝에 시안작업에 들어갔던 터라 각 시안의 장점을 살려 무리없이 하나의 시안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서해의 지형적 특성을 더 드러낼 수 있는 세로형인 좌측 시안과 중국 불법 어선들이 몰려옴이 더 느껴지는 우측 시안을 합쳐 최종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3. 최종 디자인


2014버닝데이_서해중독.pdf



최종 디자인입니다. 2014년 5월 20일 출몰했던 중국 불법 어선 수 1,103척(붉은 배 1척 당 5척으로 표현)이 그대로 느껴지게 보여주고, 하단에 중국 어선 불법 조업 수 및 *나포 수, 해경 해체 발표 전후 나포 수의 세부 그래프를 나타냈습니다.


*나포: 연안국의 영수(領水) 등에 있어서, 국내법(출입국과 어업관련 등)에 위반한 외국선박이 당국에 의해 포획된 것.




출처: http://www.kcg.go.kr/main/user/cms/content.jsp?menuSeq=53


NLL 부근은 남한도 북한도 접근하기 예민한 구간이기 때문에 단속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부근을 위주로 등장하는 중국 불법 어선이 많다고 합니다. 2012년에는 전년도의 거의 두 배인 총 75,624척이나 출몰했네요.




출처: http://news.donga.com/Main/3/all/20140521/63628919/1


중요한 건 해경 해체 발표 후 나포 수 변화입니다. 전년도 같은 월(꽃게철) 비교 수치인데요, 나포 수가 41척에서 4척으로 성과가 10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무능하게 대처한 모습이 큰 원인이 되어 해체가 발표되었지만, 잘못을 했다고 무작정 없애는 것이 최선인 것 같진 않습니다.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이 아닌 단순 해체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러한 부작용만 낳을 뿐이겠죠.


해경 해체 발표로 인한 피해가 가시적으로 드러난 수치라 사람들로하여금 정부의 판단이 왜 미흡했던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정보입니다.



4. 증강현실 + 웹사이트 


저희 팀은 정보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증강현실과 웹에 응용한 디자인도 진행하였습니다.


증강현실은 실세계에 3차원 가상그래픽을 겹쳐 보여주는 기술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저희 팀은 정말 간단한 모션 인포그래픽을 제작하고 포스터에 직접 코딩을 했습니다. 아래 시범 영상을 보시죠.





증강현실은 여러분도 직접 해볼 수 있습니다. 무료 앱으로 쉽게 실행할 수 있어요^^




* 서해中독 증강현실 실행법


1. 앱스토어 또는 구글플레이에서 앱 다운로드(무료)


      • 앱스토어: junaio Augmented Reality Browser
      • 구글플레이: junaio Augmented Reality


2. 설치 후 실행


3. QR코드 스 캔


      • 우측 상단의 SCAN 버튼 터치 후 아래 QR코드 스캔(최초 실행 시에만)



4. 스캔 뒤 앱 실행 후 서해中독 포스터 정면이 찍히게 향하면 증강현실 자동 실행

 



하단의 '웹으로' 버튼을 터치하면 웹 인포그래픽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링크: http://www.slowalk.co.kr/thewesternsea) 참고로 스크롤을 위아래가 아닌 '우측'으로 움직여야 인포그래픽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스크롤을 우측으로 옮길수록 수많은 중국 불법 어선들이 나타납니다. 결국 붉은 어선들로 화면이 가득히 채워지 한국 어민들의 생계와 안전을 염려하는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심사위원은 여러 미디어를 정보에 맞게 잘 활용하였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응용 가능한 타 매체가 있어도 실제 적용하는데는 많은 번거로움이 따르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한 모습에 꽤 높은 점수를 줬다고 하더군요. 저희 팀도 좋은 아이디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밀고 나가야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디어 응용에 앞서 나타내려는 메시지를 효과적 전달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디자인 | 황옥연, 신기주, 최승일



by 고래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