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체벌은 아이의 훈육을 위해 불가피하게 필요한 것이라는 의견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세이브더칠드런이 아이들의 관점에서 체벌이 가혹한 폭력은 아닌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한 아동권리영화제를 개최합니다. 11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아동권리영화제의 홍보물 작업을 슬로워크에서 진행했는데요, 더 많은 사람이 아이들의 폭력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아동권리영화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합니다.
이번 아동권리영화제에는 총 9편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폭력에 노출된 연약한 존재인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들입니다. 모든 영화는 무료상영이며,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원]
감독: 이준익 / 한국 / 2013년 / 122분 / 12세이상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던 '조두순 사건'으로 불리는 아동 성폭행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이준익 감독은 이런 아픔을 겪는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영화에 담았다.
[아들]
감독: 장 피에르다르덴,뤽 다르덴 / 벨기에,프랑스 / 2002년 / 102 / 전체관람가
청소년 재활기관에서 아이들에게 목공 기술을 가르치는 중년 목수 올리비에가 새로 맡아 가르치게 된 소년과 맺는 관계를 중심으로 한 영화다. 비극적인 사고로 아들을 잃었던 올리비에는 목재소에서 아들을 죽인 아이를 만난다. 올리비에는 폭력에 대해 처벌과 복수라는 결말 대신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피부색깔=꿀색]
감독: 융 헤넨,로랑브왈로 / 벨기에,프랑스 / 2012년 / 75분 / 12세이상
실제 해외입양되었던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았다. 입양아였던 감독 자신에게 새겨진 깊은 상처를 드러내 보이면서 한국의 입양정책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디스 이즈 잉글랜드]
감독: 셰인 메도우스 / 영국 / 2006년 / 102분 / 청소년관람불가
나라 안팎으로 어지러웠던 198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가난한 계층의 열두 살 소년 숀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숀이 스킨헤드 집단에 들어간 후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배타적 민족주의가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드러낸다.
[아무도 모른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일본 / 2004년 / 140분 / 전체관람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여러 영화를 통해 어른들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는지를 그려왔다. 도쿄로 이사 온 소년 아키라와 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방치와 무관심이라는 이름의 폭력은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도희야]
감독: 정주리 / 한국 / 2014년 / 120분 / 청소년관람불가
가정폭력과 그 폭력을 '교육'이라고 용인해주는 마을에 사는 소녀 도희에 관한 영화다. 가정폭력은 폭력의 한 형태일 뿐이지 교육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자전거 탄 소년]
감독: 장 피에르다르덴,뤽 다르덴 / 벨기에,프랑스 / 2011년 / 87분 / 12세이상
한 달 후에 데리러 오겠다며 보육원에 아이를 맡긴 아버지가 사준 자전거. 그러나 아버지는 연락이 두절되고, 주인공 소년 시릴은 그 자전거를 찾아야만 한다.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아이를 방치하고, 믿음을 저버린다는 것 또한 폭력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영화다.
[도가니]
감독: 황동혁 / 한국 / 2011년 / 125분 / 청소년관람불가
작가 공지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 일어난 교장, 교사들의 제자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를 계기로 경찰의 사건 재수사 등 사회 무관심 속에 방치됐던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의미 있는 작품이다.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감독: 아쉬가르 파라디 / 이란 / 2011년 / 124분 / 12세이상
씨민과 나데르 부부가 별거를 하며 겪게 되는 사건들을 그린 영화다. 엄마, 아빠 중 누구와 살 것인지라는 잔혹한 질문 앞에 눈물을 흘리는 아이를 통해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이란 사회의 성과 계급의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영화 상영 외에도 강연과 토크 등의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되는데요. [체벌로 멍드는 아동의 뇌, 비폭력훈육방법은?] 이라는 제목의 개막강연을 시작으로 해외입양 문제를 다룬 영화[피부색깔=꿀색]의 전정식 감독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11월 22일에는 영화[자전거 탄 소년] 상영 후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함께하는 씨네토크 시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권리영화제를 시작으로 앞으로 체벌을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체벌 근절이 '사회에서 모든 형태의 폭력을 줄이고 방지하기 위한 핵심전략'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만큼 체벌은 더이상 사랑의 매가 아닌 폭력입니다. 이번 영화제를 계기로 아이들에게 행해지는 폭력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참고: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 리플릿
by 산비둘기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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