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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범고래 틸리쿰이 괴물이 된 이야기

미국 최대의 해양 테마파크인 씨월드(Seaworld)에서 고래쇼를 선보이던 범고래 '틸리쿰'. 그가 14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조련사를 숨지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틸리쿰에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조련사 던 브랜쇼



씨월드의 조련사인 '던 브랜쇼'는 자신이 돌보던 범고래 '틸리쿰'에 의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씨월드 측에서는 이것이 조련사의 실수이며 단순사고사라고 주장하는데요, 22년 경력을 가진 능숙한 조련사인 브랜쇼가, 그것도 14년을 함께해온 틸리쿰에 의해 공격을 당한 것을 동료 조련사들은 믿을 수 없어 합니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것은 절대 사고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틸리쿰은 2살 무렵 포획되어 씨월드로 오게된 범고래입니다. 성장할 당시, 틸리쿰은 다른 범고래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자주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그 때문에 좁은 물탱크에 격리 수용되는 일도 잦았다고 합니다. 







틸리쿰이 사람을 죽게 한 일은 이 사건이 세 번째. 1991년에 조련사가, 1999년에 폐장 후에 남아 있던 관객이 틸리쿰의 공격으로 죽었습니다. 세 번의 인명피해를 일으킨 틸리쿰을 씨월드는 그대로 방치시킵니다. 쇼에서 제외시켰고 오직 번식을 위해서 남겨두었던 것입니다. 고래를 야생에서 포획하는 것보다 수족관 내에서 번식시키고, 수출까지 하는 것이 훨씬 더 수익이 많이 남기 때문이죠. 






인간 다음으로 가장 높은 지능을 가진 범고래는 자아의식을 가지고 있고 가족과 높은 친밀감을 형성하며 자라야 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9살 어린이의 지능과 감정을 지니고 있는 셈인데요, 틸리쿰을 포함한 수많은 범고래들이 좁은 수족관에서 얼마나 자주 좌절감을 느껴야 했을까요?



이 이야기는 2013년 환경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블랙피쉬>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블랙피쉬 Blackfish, 2013




영화는 틸리쿰이 2살 때 고향 바다에서 포획된 이야기에서부터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 없었던 끔찍한 환경까지 차근차근 보여주며 사건이 일어난 원인을 따라갑니다. 



유럽연합 13개국과 브라질, 칠레에 이어 최근 인도 정부까지 돌고래쇼장 건립을 불허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동물 쇼는 곧 동물 학대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 바다로 돌아가는 일이 있었죠. 제돌이가 고향으로 돌아간 건 기쁘지만 다른 고래들의 고통이 묻히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요, 한쪽에선 다시 돌고래를 잡아들이는 일이 생겼습니다. 경남 거제의 돌고래 체험관 '거제 씨월드'가 환경부로부터 큰돌고래 4마리의 수입을 허가받았습니다. 고래'쇼'가 아닌 '체험'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그것이 고래들에게도 즐거운 체험일까요? 





영화 <블랙피쉬>속 인터뷰이에 따르면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쇼 티켓을 사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영화는 미국에서 7월에 개봉합니다. 



출처: www.guardian.co.uk / 유투브 영상



by 하늘다람쥐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