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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불법벌목, 폐휴대폰으로 감시하다

우리나라의 평균 휴대폰 교체주기는 약 1년 6개월이라고 합니다. 특히 스마트폰은 출시되기 무섭게 후속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더욱 짧을 수밖에 없겠죠.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만큼 버려지는 양도 상당하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버려지는 휴대폰을 정말 '스마트'하게 재활용하는 방법이 있어 소개합니다. 불법벌목을 감시하는 산림 파수꾼으로 변신한 폐휴대폰 스피커입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의 숲 속에서는 특별한 모양의 스피커를 볼 수 있습니다. 마치 꽃잎같이 생긴 게 폐휴대폰 주변으로 활짝 펼쳐져 있는 모습인데요, 꽃잎같이 생긴 것은 태양전지 패널이며 휴대폰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스피커는 쉽게 찾을 수 있는 데 있기보다는 사람의 키 보다는 높은 곳, 빽빽한 나무들 사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습니다. 사람이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에 말이죠. 이렇게 숨겨진 이유는 불법벌목을 감시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이 스피커가 어떻게 불법 벌목을 감시한다는 걸까요? 바로 가운데 달린 휴대폰이 주변의 소리를 녹음하여 이를 모바일 앱으로 공유합니다. 주변에서 전자톱 소리나 큰 소음이 나면 불법벌목으로 간주하고 관리자에게 해당 위치를 전송하는 방법이죠. 휴대폰 1대당 반경 1km의 소리까지 감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스피커를 개발한 단체는 레인포레스트 커넥션(Rainforest Connection, RFCx)으로 물리학자이자 설립자인 토퍼 화이트(Topher White)는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던 도중 불법벌목 현장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그는 당시 보안요원들과 함께 있었는데 보안요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숲이 워낙 커서 감시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고 하네요. 그 후 그는 환경단체의 조언을 받아 불법 벌목을 감시하는 스피커 만드는 일에 몰두했습니다. 


약 7개월간의 노력 끝에 지금의 형태를 갖춘 스피커를 완성할 수 있었는데요, 폐휴대폰 스피커는 열대우림 주변에 있는 GSM과 같은 통신 인프라를 이용하며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작동합니다. 또한, 불법벌목을 하는 사람들이 스피커를 훔칠 경우를 대비해 도난방지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태양전지나 모바일 앱에 사용된 기술은 현재 특허출원 중이며 사용된 코드부터 데이터까지 모두 오픈소스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 종합정보통신망과 연결되어 모뎀을 사용하지 않고도 전화 단말기, 팩시밀리, 랩톱 등에 직접 접속하여 이동데이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유럽식 디지털 이동통신 방식 [네이버 지식백과]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은 지난 2013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역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테스트를 진행하였고 얼마 전에는 킥스타터를 통해 모금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모금액 16만 7천 달러(약 1억 7천만 원)로 아프리카 열대우림 지역에 스피커를 설치하여 불법벌목뿐만 아니라 불법밀렵까지 감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정부나 관리자에게만 위치를 전송하지만, 앞으로는 앱을 다운받은 사용자도 직접 열대우림의 소리를 듣고, 불법벌목 정보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에 있다고 하네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를 내뿜는 중요한 자원 열대우림. 1헥타르의 열대우림이 250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이는 자동차를 10대를 1년간 없애는 효과와 같다고 합니다. 매년 인도네시아에서는 평균 47,600헥타르가 불법벌목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하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겠죠.


레인포레스트 커넥션의 폐휴대폰 스피커는 그런 의미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입니다. 버려지는 폐휴대폰을 재활용하여 환경오염을 줄이고, 불법벌목을 감시해 소중한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폐휴대폰 스피커가 앞으로 산림 파수꾼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



출처 : Rainforest Connection, kickstarter



by 펭귄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