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부쩍 따뜻해졌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슬슬 봄맞이 대청소 준비도 하실 텐데요. 옷장 정리를 하다 보면 ‘이렇게 옷이 많은데 정작 입는 건 몇 벌 안 되는구나’ 라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서랍을 가득 채운 물건 중에는 몇 년이 지나도 꺼내보지 않는 물건들도 있고요. 그러나 물건에 대한 특별한 추억, 언젠가는 사용할 것만 같은 미련 등 다양한 이유 때문에 물건을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오늘은 넘쳐나는 물건들을 과감히 버리고 적게 소유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팁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메리 램버트, 100개만 남기고 다 버리기
<물건 버리기 연습>의 저자 메리 램버트는 소비를 부추기는 현대 소비 사회에 관한 비판적 시각을 갖기 시작하면서 딱 100개의 물건만 가지고 살아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물건 100개로 1년을 살아 보는 도전을 시작했는데요. 일단 세부적인 목표를 세웠습니다. 물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옷을 처리하는데 4개월 반이라는 시간을 할애하고, 전기, 전자용품, 스포츠용품과 같은 것들은 각각 1개월 반 정도를 할애하였습니다. 메리 램버트는 이러한 과정이 절대 쉽지 않지만, 일단 실천하게 되면 소비 태도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도 바뀔 것이라고 말합니다.
메리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물건 100개로 살아보기를 실현할 수 있도록 꽤 자세한 계획을 제시하였는데요. 간단히 소개합니다.
1. 물건 100개의 목록, 어떻게 구성할까? |
물건을 세는 방법은 자신만의 기준에 따릅니다. 예를 들어 속옷의 경우는 하나의 품목으로 묶는 것이 좋겠지요. 또 100개의 목록에서 제외할 것과 포함할 것의 목록을 정리합니다. 소파나 침대와 같은 필수적인 가정용품은 100개의 목록에서 제외할 수 있습니다.
2. 소유하고 있는 물건 목록 작성하기 |
현재 자신이 가진 물건을 적어보고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판단해보도록 합니다. 꼭 갖고 있어야 할 물건, 잘 모르겠는 물건, 버릴 물건 등으로 체크리스트를 만들면 100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3. 기한과 순서를 정해 버리기 |
100개의 목록이 완성되면 나머지 물건을 어떻게 버릴지 생각해야 합니다. 메리는 이 과정이 물리적 노력보다는 정신적, 감정적 집중이 필요한 일이라고 했는데, 저도 깊이 공감했습니다. 물건을 버리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100개의 물건을 남기는데 보통 1년 정도의 시간을 잡고, 품목별로 완료 기한을 설정합니다. 완료 기한을 눈에 띄는 곳에 붙여 매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팁이라고 하네요. 목표를 이룰 때마다 하나씩 지워가는 거죠.
캐롤라인, 나만의 캡슐 옷장 만들기
텍사스에 사는 캐롤라인은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캡슐 옷장을 소개합니다. 캡슐 옷장은 일명 '333운동'을 실천하기 위한 옷장인데요, '333운동'은 패스트패션에 저항하여 3개월(봄/가을, 여름, 겨울) 동안 33가지의 패션 아이템으로만 생활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30여 개의 패션 아이템만을 골라 한눈에 보이게끔 보관하는 옷장을 바로 캡슐 옷장이라고 합니다.
캐롤라인은 블로그에 자신의 캡슐 옷장을 기록하고, 누구라도 캡슐 옷장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자세한 방법도 설명해 줍니다. 그녀는 이렇게 기본 아이템만 가지고도 여러 가지 조합을 만들어 내면서 패션 센스도 뒤지지 않는 멋진 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캐롤라인은 캡슐 옷장을 오히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자신감도 얻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또 널찍한 옷장을 누릴 수 있고, 무슨 옷을 입을지 생각하는 시간도 절약되며, 감정적인 쇼핑과도 이별할 수 있다고 하네요.
데이브, 버리는 작업을 공유하기
평소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는 네덜란드의 예술가 데이브(Dave Hakkens) 역시 늘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생활하였는데요. 필요 없는 물건이 가득 찬 상자들이 공간을 모두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삶에서 쓸모없는 물건을 버리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공유하였습니다. 데이브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자선단체에 가져다주는 것만으로도 공유경제를 활성화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이러한 생활이 반복되지 않도록 포스터를 제작하여 공유했습니다.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은 포스터입니다. 매우 간단하고 단순한 방법이지만 충동적으로 사고 싶은 물건이 생겼을 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메리 램버트가 만든 간단한 설문인데요. 내가 물건을 얼마나 쌓아 두고 사는지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20점이 넘는다면 위의 팁들을 한번 실행해보는 게 어떨까요.
그렇다-2점 / 가끔-1점 / 아니다-0점
30~20점 기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중요 부분부터 공략하라. 그리고 물건을 정리하면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어보라. 내게 필요한 물건인가?
정리할 날짜를 정하라.
다른 사람에게 주어도 괜찮은 물건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참고: <물건 버리기 연습>, un-fancy, davehakkens
by 산비둘기 발자국
'Id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스트가 운영하는 스코틀랜드의 작은 책방 (0) | 2016.04.11 |
---|---|
완전한 생태 공동체를 꿈꾸다, 사다나 포레스트 (4) | 2016.03.28 |
씹다 버린 껌의 인생 2막을 위하여 (0) | 2016.03.17 |
일주일 동안 한 권의 책만 팝니다 (1) | 2016.03.15 |
진정한 환경운동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1) | 2016.02.29 |
해외여행 가기 전에 꼭 설치해야 할 모바일앱 (0) | 2016.01.27 |
노숙인에게 희망을 주는 커피트럭, Change Please (0) | 2016.01.25 |
조금만 상상력을 더한다면, 자연에서 찾는 장난감 (1) | 2016.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