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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버튼이 사라진 앱

우리는 앱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때 다양한 시각 요소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버튼을 클릭하여 앱이나 서비스에게 원하는 바를 전달하죠.


예를 들어 캘린더에 일정을 추가한다면,




이런 일련의 행동은 사용자와 기계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입니다. 기계가 의도를 이해하기 쉽도록, 그리고 기계에게 의도를 전달하기 쉽도록 시각적으로 표현된 UI를 사용하는 것이죠.


하지만 기계가 우리의 언어를 이해하고 우리와 대화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화면을 스크롤하거나 버튼을 클릭할 필요없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앱이나 서비스에게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캘린더와 대화하며 일정을 추가한다면,





이렇게 대화를 통해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대화형(Conversational) UI”, “대화형 인터페이스”라고 합니다.


애플 Siri처럼 음성을 기반으로 한 방식은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낮은 음성 인식률처럼 극복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대화하는 것 만큼은 아니지만,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를 통해 텍스트로 대화하는 것도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방식입니다.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메신저 사용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메신저 안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유하고 있고, 메신저들도 메신저 안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여러 장치들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샵(#)검색도 그런 장치들 중 하나입니다.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개발자들이 콘솔 환경에서 명령어를 입력하듯 대화형 UI에서 텍스트를 입력하여 명령을 내리는 것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죠.


이에 따라, 텍스트 기반의 대화형 UI를 채용한 사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Meekan Scheduling Assistant





위에서 예로 든 것처럼 캘린더와 대화하듯 일정을 관리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슬로워크는 사내 메신저로 슬랙을 사용 중인데(관련 글: 업무용 메신저 슬랙(Slack), 슬로워크는 이렇게 사용합니다.), 일부 팀에서 Meekan Scheduling Assistant을 슬랙과 연동하여 회의 일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Meekan Scheduling Assistant을 사용하면, 같은 채널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듯 일정을 추가할 수 있는데, 여러 명이 참여하는 회의 일정을 잡을 때 일정을 따로따로 확인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쿼츠(Quartz) 모바일 앱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인 쿼츠의 모바일 앱은 대화형 UI로 뉴스를 제공합니다.  짧은 단문으로 뉴스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반응하면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또 다른 뉴스를 제공합니다. 설정을 위한 몇 가지 기능을 제외하면, 메시지가 오고가는 대화창이 전부입니다.


이 앱이 뉴스를 전달하는 모습은 마치 우리가 메신저에서 친구들과 뉴스를 공유하는 모습 같습니다. 움짤로 마무리하는 센스까지, 정말 누군가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Uber on Facebook Messenger





페이스북은 메신저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반의 가상 비서 서비스인 M을 테스트하기 시작한데 이어,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우버를 직접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주소를 입력하고 우버를 호출하면, 메신저를 통해 호출 정보가 전송되고 결제까지 이루어집니다.



Talyor Bot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대화형 서비스입니다. 텔레그램의 API를 통해 사용자의 위치정보, 메시지 등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필요한 여행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외에도 레스토랑 정보를 제공하는 Luka, 문자메시지로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Magic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형 UI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을 통해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문비서는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로, 킴비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식당 예약, 꽃 배달, 세탁, 대리 운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문비서 홈페이지


킴비서 홈페이지


Product Hunt의 #ConvComm, Invisible Apps 콜렉션에서 대화형 U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화형 UI가 새로운 패러다임이긴 하지만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간단한 정보나 선택지를 제공하기엔 적합하지만, 무수히 많은 정보를 탐색하는 형태의 서비스로 제공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대화형 UI를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앱의 형태까지 필요하지 않은 간단한 서비스들이 대화형 UI를 채용하여 더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되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학습할 필요없이 친숙한 인터페이스로 더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by 낙타 발자국



참고

2016년의 키워드는 대화형 커머스

새로운 UI로써의 No-UI

Conversational commerce

Futures of t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