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남아공 월드컵의 악몽, 부부젤라를 기억하시나요?
축구 경기를 보고나면 귀가 다 멍멍해질 지경이었죠.
이 조그만 부부젤라는 무려 120~140dB에 달하는 소음을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사격장 소음이 115dB, 기차 소음이 110dB, 전기톱 소음이 100dB, 잔디 깎는 기계의 소음이 90dB이라고 하니,
부부젤라의 소음이 얼마나 큰지 감이 잡히시나요?
하지만, 이 부부젤라보다 더한 소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있습니다.
이른바 ''음향대포'로도 잘 알려진 이 장비는 엄청난 음량의 소리를 집적시켜 내보내는
지향성 음향장비(LRAD:Long Range Acoustic Device)의 일종입니다.
무려 2.5kHz의 고음을 최대 152dB까지 낼 수 있다고 하네요.
사진을 보고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장비는 원래 군사용 무기로 개발되었습니다.
비살상무기이긴 하지만, 이 장비가 발생시키는 소음에 사람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청각 기관에 손상을 입거나 청력을 상실할 수 있을정도로 무시무시한 무기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군사용으로 개발된 많은 무기들은
결국 자국으로 돌아와, 자국의 시민들에게 겨눠지곤 합니다.
LRAD도 그런 운명을 피해갈 수는 없었나봅니다.
2009년 9월, G20 정상회의가 열리던 미국 피츠버그의 골목에, LRAD가 등장합니다.
미국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음향대포'를 사용했고, 당시 시위대 뿐만 아니라 주변 시민들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입혀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는,
법원이 이 위험한 장비의 사용을 아예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경찰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위진압을 위해 '음향대포'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작년 여름 우리를 적셨던 물대포에 이어, 이번에는 최첨단 음향대포까지!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서울시와 경찰이라면, 사람한테 대포 쏠 걱정은 그만하고,
이런 친환경 폭탄을 사용해보는건 어떨까요?
포탄이 발사되면 그 안에 탑재되어 씨앗이 담긴 캡슐들이 뿌려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캡슐은 녹아 없어지고
그 안에서 새싹이 자라납니다.
어쨌든 다가오는 11월에는,
서울 도심을 지날 때는 귀마개를 하니씩 챙겨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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