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TEDx잠실 강연회에서 한 소녀의 흥미로운 연구 발표가 있었습니다.
1년 넘게 소녀가 연구한 주제는, <무당벌레의 죽음>
여름날 아파트 옥상위 특정한 장소에 떼지어 죽어있는 무당벌레들을 보며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찾아 나가기 시작합니다.
타죽어 있는 무당벌레들.
무당벌레가 죽은 이유는 무엇일까?
조명을 보고 이쪽으로 날라왔나?
무당벌레 마리가 1년에 진딧물을 4천마리나 잡아 먹는다고 하는데,
왜 스스로 죽어가는 것일까?
...
...
...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 죽음의 원인은 다름아닌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조명>.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조명들(좌) / 특정장소에 모여 죽어있는 무당벌레 위치(우)
소녀는 자신의 기록과 결과를 정리해 한 교수에게 연구 보고서를 보내게 됩니다.
그 보고서의 제목은, <아파트 옥상조명이 곤충의 생태에 미치는 영향>
이 보고서 안에는 어린 학생의 연구동기, 곤충자원의 중요성,
그리고 현재의 옥상 조명을 메탈 할라이드 램프에서 무자충 램프(곤충을 유인하지 않는 램프)로 교체하는 방안과
옥상에 무당벌레의 서식공간이 될 도시 텃밭을 가꾸는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직접 만든 옥상텃밭.
보고서의 마지막에 이 어린 소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문득 시애틀 추장의 말이 생각납니다.
"자연은 우리의 어머니다, 우리의 형제자매다.
내가 살겠다고 어찌, 내 어머니, 내 형제자매를 해치고 병들게 방치할 수 있겠는가?"
[이환희 양의 TEDx잠실 강연 모습]
* 서울특별시 빛공해 방지 및 도시조명관리 조례
전국에서 최초로 서울시에서 제정, 2011년 1월 27일부터 시행중인 조례. 이 조례에 따르면 미디어 파사드(대형 디스플레이 모습을 한 건물 외벽)는 일몰 후 30분 이후에 점등, 23시에는 소등해야 한다. 또한 영상 연출 시간은 시간당 10분 이내여야 한다. 단, 야간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의 미디어 파사드는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by 누렁이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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