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학교 점심시간엔 엄마의 사랑이 담긴 도시락이 아닌 차가운 철판위의 급식으로 바뀌었죠.
화려하진 않아도, 도시락 가방에서 김치 냄새가 풍겨도, 소박한 반찬에 친구들과 둘러앉아
함께 먹던 도시락의 즐거움이 얼마나 컸었는지. 요즘 아이들은 그 소박한 행복의 감정을 알까요?
선거철을 앞 둔 요즘, 학교의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거는 후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저곳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도 많이 들리고있네요.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저소득층 무료급식이 가정이 어려운 아이들에게만
지원되고 있어 학생들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어린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반대 입장에선, 한정된 교육 재정비를 무상급식으로 돌리면 다른 예산은 뒷전이 되어 교육정책에
차질이 생긴다며 무상급식을 반대하고 있죠.
그런데 이 문제가 과연 국가 예산의 문제일까요?
그래서 진정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해, 상처받고 배고픈 아이들을 지켜보고만 있는 걸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가지지 못한 자들은 그런 상처쯤은 받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가요?
급식문제로 자라나는 아이들의 여린 가슴에 열등감과 상처를 심어주고 있다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패배의식을 느끼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면...
가슴이 아픕니다. 부모의 가난 때문에 상처받는 아이들을 보면.
조금만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방치하는 것 같아 화도 나네요.
무상급식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실현의 의지 문제 아닐까요?
4대강 사업과 세종시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자라나는 여린 아이들에겐 왜?
한가지 더, 지금 사용되는 무상급식이란 단어, 과연 올바른 단어 선택일까요?
무상급식이 아니라 의무급식 또는 책임급식이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의무교육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교육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건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죠. 그렇다면 학교급식도 교육의 한 부분으로, 학교가 책임감을 가지고
처리해야 하기에 당연히 의무급식 또는 책임급식이 되어야 하겠죠?
그럼 주변 국가들에선 이런 아이들의 급식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1인당 국민소득이 5만 달러가 넘고, 전통적으로 사회복지수준이 높은 스웨덴과 핀란드등 북유럽국가들은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급식도 의무교육의 한 부분으로 여기고, 모든 인간은
부모의 어떤 조건으로도 차별받지 않고 교육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인도에서는 무상급식 수혜자가 1억2천만명이나 된다고합니다. 세계 최대의 규모죠. 결식아동을 보호하고,
낮은 계급의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한낮의 식사(Mid-day Meal)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놓는
지원금도 어마어마합니다. 최근 발표한 2010-2011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약 2조3천500억원를 무상급식 지원금
으로 배정했다네요.
미국·영국·일본같은 주요 선진국에서 무상 급식은 대부분 빈곤층 자녀에게만 선별적으로 이뤄집니다.
미국은 전체 학생의 57%가 급식을 하고 있으며 이 중 무상 급식 수혜자는 49.5%(전체 학생의 28.2%) 입니다
9.5%는 급식비를 할인받고 있구요. 영국은 초등학생의 49%, 중등학생의 51%에 급식이 이뤄지는데
그 중 무상 급식비율은 34%(전체의 약 17%) 입니다.
일본은 초등학교의 99.2%, 중학교의 85.5%에서 급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운영비,시설비는 정부지원이지만
음식재료비는 보호자 부담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최근 이바라키현의 다이고초는 지난해 10월부터 이 도시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급식비를 전면 무료화했습니다. 또 도쿠시마현 기타시마초에서는 올 1월 선거에서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건 시장이 당선되는 등 최근들어 무상급식 도입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군요.
무상급식 논란이 일면서 국내에서도 급식의 식판 위에 혁명을 일으킬 움직임들이 많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 중 친환경 무상급식을 향한 움직임. 친환경 무상급식은 교육, 보편적 복지의 실현, 지역 경제의 활성화,
친환경 농업의 확대,그리고 아이들의 행복이라 주장하는 그들.
친환경 무상급식을 통해서 급식의 질을 높이고, 지역순환경제를 활성화시키며, 친환경농업기반을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먹거리 걱정과 농촌경제 활성화라는 엄청난 효과가 발생할 수 있겠죠.
무상급식을 위해 책정된 예산이 물론 적은돈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아이들의 밥상을 위한 예산이라면...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사용해야 할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걱정없이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행복한 점심시간을 가지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출처>bcpark
'Idea'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년 365일,싱싱한 채소를 먹던 조선 임금 (0) | 2010.04.03 |
---|---|
진정한 미인은 그린 화장품을 바른다? (4) | 2010.03.29 |
재미난 USB 메모리 한자리에 모여라? (2) | 2010.03.24 |
매일매일 자라나는 싱그러운 녹색 가구 (0) | 2010.03.19 |
노무현 대통령, 떠난 후 가 푸른 진정한 리더 (5) | 2010.03.15 |
하늘에서 포스트잇이 내리면? (1) | 2010.03.11 |
연어 먹을까,말까 이것이 문제로다? (6) | 2010.03.08 |
적게 쌓을수록 좋은, 푸드 마일리지 (1) | 2010.03.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