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이나 사진을 보며 특정 음악이나 멜로디를 떠올리신 있나요? 표현수단은 다르지만 여백과 깊이, 강약 조절을 통해 작가의 의도와 감정을 표현하고 대중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미술과 음악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시각적 패턴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프로젝트, Soundweaving을 소개합니다.
집에서 늘 마주하는 커튼과 배게 등 생활 소품에서 아래와 같은 아름다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오직 시각, 그리고 촉각으로만 느낄 수 있는 이러한 패턴이 음악으로 표현된다면 어떨까요?
헝가리의 디자인 전공생 Szirmay는 직조공방에서 일을 하며 패턴을 만들어내는 섬유기계와 펀치카드(일정한 규칙에 따라 작은 구멍을 뚫는 카드)에서 프로젝트의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헝가리 전통 의상을 즐겨 입었던 그녀는 옷의 일정한 자수패턴이 어떤 소리로 들릴 지 문득 궁금해졌고, 그것이 하나의 악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작곡가의 도움을 받아 패턴을 소리로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소리는 일정한 패턴으로 구멍이 뚫린 종이와 뮤직박스에 의해 만들어지는데요, 레이저 컷팅 기계를 사용해 긴 종이조각에 일정한 패턴의 구멍을 뚫어 악보를 만들고, 이것이 뮤직박스 내부의 20개의 빗을 지나며 구멍이 홈에 걸리고 해제될 때 각각의 다른 소리로 출력됩니다.
실제로 작가는 동유럽의 전통 섬유의 패턴에서 한 땀의 스티치를 픽셀 단위로 생각해 이를 직접 패브릭에 뚫어보며 다양한 모습의 패턴을 만들었습니다.
이 종이조각에서 점과 점 사이의 여백은 '캐논'이라고 불리우는 음악의 인터벌과 같습니다. 형태와 반전, 역행, 도치의 형식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음악은 시각적 패턴과 비슷하기도 한데요, 이렇게 완성된 패턴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한번 들어볼까요?
프로젝트의 홈페이지(http://soundweaving.mome.hu/en/)에서 더 많은 패턴의 음악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전시공간에는 뮤직박스와 함께 대형 천조각이 천정에 걸려 있습니다. 전시관을 찾은 사람들은 천조각의 패턴을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보며 이것을 음악으로도 들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청각과 시각의 경계를 허물고 전통과 기술을 접목한 어린 학생의 아이디어가 익숙한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한 프로젝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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